상장 기업들의 외형 성장이 올 들어서도 정체양상을 보인 가운데 10대 그룹 계열 상장사의 40%가량이 매출 감소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공기업 집단을 제외한 10대 그룹 계열 12월 결산 상장법인(코스피+코스닥) 68개사의 올 상반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은 총 496조1천883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0.28%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코스피나 코스닥 상장 기업의 전체 평균 매출 증가율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올 상반기 코스피 상장기업의 작년 동기 대비 매출 증가율은 0.64%였고 코스닥 기업은 4.33%였다.

특히 올해 실적 호조세를 이끈 삼성전자를 빼고 보면 10대 그룹 상장사의 매출은 3조6천960억원(0.9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된다.

삼성전자의 매출은 작년 상반기 95조6천555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00조7천194억원으로 5조639억원 늘었다.

그러나 SK의 매출이 5조3천27억원 감소한 것을 비롯해 포스코(-4조9천718억원), 현대중공업(-4조387억원), LG디스플레이(-1조8천856억원), SK하이닉스(-1조8천603억원), 포스코대우(-1조5천39억원), 한진해운(-1조778억원) 등이 조(兆) 단위로 외형이 줄었다.

이에 더해 SK네트웍스, LG이노텍, LG전자, 삼성엔지니어링, 현대로템, 현대위아, SKC, 현대미포조선, 포스코켐텍, 삼성에스디에스, 포스코엠텍, GS글로벌, 롯데제과, 삼양통상, 포스코강관, GS홈쇼핑, SK텔레콤 등 모두 26곳의 외형 성장이 뒷걸음질 쳤다.

이는 10대 그룹 계열 상장사(68곳)의 38%에 해당하는 수치다.

그룹별로 보면 10대 그룹 중 5곳의 매출이 축소됐다.

SK그룹의 매출이 6조8천402억원 줄었고 포스코(-6조6천37억원), 현대중공업(-4조1천237억원), LG(-1조4천472억원), 한진(-8천125억원) 그룹도 감소세를 보였다.

이처럼 대기업의 매출 감소세가 심한 것은 수출이 감소한 데 따른 영향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수출은 지난 7월까지 19개월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매출 성장이 없는 이익 증가는 한계가 있다"며 "올해 하반기도 매출 증가를 기대하기에는 원화 강세 등으로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ev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