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혜원 기자 ] 엔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항공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일본 노선의 항공여객 감소가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초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내놓은 28조1000억엔(약 304조원) 규모의 경기부양책 발표에도 엔화 강세가 계속돼 항공업계가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1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엔고가 지속되면서 증가세를 보여왔던 일본 여행객 수가 주춤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환율이 관광 수요에 미치는 영향이 꽤 크다"며 "엔고가 지속된다면 중국이나 대만, 동남아 등 근거리 대체 여행지가 많은 만큼 일본 여행 수요가 이동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엔고에 떨고있는 항공업계…일본노선 실적 '빨간불'
최근까지 일본 노선은 근거리 여행 수요에 힘입어 큰 인기를 끌었다. 올해 1~6월 일본을 찾은 여행객은 238만여명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31% 늘었다.

일본 여행 수요 증가에 힘입어 공격적으로 일본 노선 확장에 나섰던 저비용항공사(LCC)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LCC의 경우 매출 비중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도 대형항공사(FSC)에 비해 높다. 대형항공사들의 일본 노선의 수익은 대부분 매출의 10% 미만인데 비해 LCC는 각 사별로 매출의 20%까지 차지한다.

특히 제주항공은 LCC 중 가장 많은 일본 노선을 보유하고 있다. 인천~도쿄, 인천~오사카, 인천~삿포로 등 6개 도시, 9개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에어부산도 오사카, 후쿠오카 등의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 노선의 운항 횟수를 늘렸다. 일본 후쿠오카 하루 4회. 오사카 하루 3회, 도쿄 하루 2회 등이다.

티웨이항공도 일본 노선 운항을 늘려나가고 있다. 현재 인천에서 출발하는 도쿄·오사카·사가 등 7개 노선과 대구~오사카 노선을 운항 중이다. 다음달부터는 대구~후쿠오카·도쿄 노선을 신규 취항한다.

진에어와 이스타항공도 각각 7개 노선과 4개 노선에서 일본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일본의 약 304조 원대 경기부양책 발표에도 여전히 엔화는 강세를 보이는 등 엔고 추세가 당분간은 지속될 것 같다"며 "엔고의 지속으로 매출 비중 및 이익률이 높은 일본 여행객이 줄어든다면 LCC를 중심으로 항공사 별로 단기적인 실적 악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