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 Images Bank
Getty Images Bank
저금리로 은행 돈을 빌리기가 크게 좋아졌다. 경기 불확실성이 여전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금리가 오를 가능성도 있어 대출 자산을 관리하는 ‘빚테크’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예고하는 가운데 중국은 물론이고 유럽과 일본 경제도 불확실성에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언제라도 국내 금리가 따라 오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우대요건 점검

가계대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주택담보대출이다. 금리가 낮아지자 장기 모기지 대출을 받아 집을 산 사람이 늘어 지난해 주택거래량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주택담보대출은 은행 간 경쟁으로 기본 금리는 비슷하다. 중도상환수수료 부담을 안고 갈아타기보단 기존 대출의 금리 우대 요건을 점검하는 게 좋다. 비슷한 조건에서 우대조건에 따라 연 1%포인트가 넘는 이자율 차이가 나는 곳도 있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은행을 주거래은행으로 삼고 각종 혜택을 꼼꼼히 챙겨야 한다. 다른 대출에 비해 작은 금리 차이에도 부담하는 금액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중도상환 수수료 없이 대출을 갈아타거나 신규 대출을 받을 땐 고정금리 상품을 알아보는 게 좋다. 시중은행의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은 대부분 3~5년 정도 고정금리를 유지한 뒤 변동금리로 바뀌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장기간 고정금리를 보장받는 상품도 있어 눈여겨볼 만하다. 농협은행의 ‘채움 고정금리 모기지론’은 최대 15년까지 금리를 고정시킬 수 있다. 신한은행에는 만기까지 고정금리가 유지되는 ‘신한금리안전모기지론’이 있지만 금리가 연 5% 내외다.

대부분 2년 단위로 계약이 이뤄지는 전세자금 대출은 선택에 유의해야 한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국민은행의 ‘KB주택전세자금대출’이 연 2.81%(6월 취급액 기준)로 금리가 가장 낮다. 반면 평균 금리가 가장 높은 전북은행의 ‘베스트 전세자금대출’은 연 3.9%로 적지 않은 차이가 난다.

전세자금 대출은 원금을 일부라도 나눠 갚는 것이 바람직하다. 저축을 해서 전세대출 상환자금을 마련하는 것보다 원금을 미리 상환하는 게 이자 면에서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르면 다음달부터 은행들이 전세대출 일부 분할상환 제도를 전면 도입하게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금리 천차만별 마이너스통장

마이너스통장은 개인의 직업, 신용 등에 따라 은행 간 금리 차이가 크다. 은행들은 공무원이라도 교사, 군인, 소방공무원 등으로 세분화한 특화 상품을 내놓고 있어 주거래 은행에서 대출받는 게 오히려 손해일 때도 있다.

신용등급이 높고 전문직이나 대기업 등 안정적인 직장이 있다면 농협은행과 신한은행이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 신용대출 기준으로 평균 마이너스통장 이자율이 가장 낮은 곳은 연 3.48%의 신한은행이었다. 농협은행이 연 3.59%로 그 뒤를 이었다. 반면 국민은행은 이자율이 연 4.36%에 달했다. 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낮으면(4~6등급) KEB하나은행이 가장 유리했다. 최근 신입공무원 등을 대상으로 소득 증빙 없이도 공무원 합격, 기업체 입사 확정사실만 확인되면 대출해준다.

대출 연장 때는 직접 영업점을 방문하는 게 좋다. 우리은행 여신정책부 관계자는 “소득이 늘었다면 새로 서류를 제출해 금리를 낮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출금을 갚지 않고 계속 유지하면 이자가 복리로 계산된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매달 이자가 자동으로 마이너스 잔액을 늘리고, 다음달에는 이 금액에 다시 이자가 붙어 부담이 커진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