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기록적인 더위에 에어컨과 선풍기 판매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름이 끝나가지만 에어컨과 선풍기 품귀 현상도 빚어지고 있다.

15일 롯데하이마트가 지난 2012년 이후 7∼8월(7월 1일∼8월 11일) 에어컨 매출을 분석한 결과 최근 5년 중 올해 판매액이 가장 많았다.

올해 판매액은 에어컨 수요가 최고에 달했던 2013년보다도 50%가량 증가했다.

업계는 지금과 같은 폭염 추세가 이달 말까지 이어지면 올해 연간 에어컨 판매량이 2013년 수준을 넘어서 역대 최고치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까지 전국 평균 폭염발생 일수가 가장 많았던 연도는 1994년(31.1일)이었으며, 2013년은 18.5일로 역대 2위였다.

폭염은 낮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일 때를 말한다.

폭염으로 에어컨과 선풍기 수요가 폭증해 물량 부족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롯데하이마트에서는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선풍기 판매량이 작년 연간 누적판매량을 넘어섰다.

8월 들어 11일까지 선풍기 판매량은 작년 8월 한 달 동안의 판매량을 훌쩍 넘어섰다.

냉방 기능을 보조하는 에어서큘레이터도 인기다.

7∼8월 에어서큘레이터의 매출액은 작년 동기 대비 60% 증가했다.

서강우 롯데하이마트 가전팀장은 "고객 수요에 맞춰 에어컨 추가 발주를 넣고 있지만, 늦여름이다 보니 제조사의 공급 물량이 한정돼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며 "인기제품의 경우 조기품절 사태가 빈번하다"고 말했다.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세가 논란이 되는 가운데 소비자들은 '전기료 폭탄'을 우려해 대부분 절전형 제품을 찾았다.

롯데하이마트에서 판매되는 에어컨 40여종 가운데 연간 5천대 이상 판매되는 인기모델 10여종은 모두 에너지 소비효율이 1등급이었다.

에어컨은 전력소비가 많은 만큼 에너지 소비효율이 뛰어난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서도 올해 에어컨 매출은 큰 폭으로 늘어났다.

이마트에서는 올해 들어 지난 10일까지 에어컨 판매량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43.5% 급증했다.

벽걸이형(53.8%), 멀티형(45.5%), 스탠드형(28.8%) 등 종류를 가리지 않고 일제히 매출이 늘었다.

롯데백화점에서도 에어컨 판매가 늘면서 올해 1∼7월 가전 매출이 작년보다 17.6% 증가했다.

이재진 롯데백화점 생활가전부문 바이어는 "최근 무더위가 계속되면서 에어컨 등 냉방 가전의 매출이 꾸준히 늘어 전체 가전 매출의 신장세를 견인하고 있다"며 "무더운 날씨가 지속돼 냉방 가전의 인기는 8월말까지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doub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