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든 30·40대, 여행·식품·가전 등 사들여

밤과 새벽까지 이어지는 기록적 폭염과 브라질 리우 올림픽 중계방송의 영향으로 심야 시간대 온라인쇼핑 매출이 크게 늘었다.

잠을 이루지 못한 소비자들이 주로 스마트폰을 통해 여행상품, 식품, 냉방가전 등을 사들이며 '쇼핑'으로 무더위를 달래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온라인쇼핑사이트 티몬(www.ticketmonster.co.kr)에 따르면 지난 7월 한 달간 오후 10시부터 자정까지 매출은 올해 상반기(1~6월) 같은 시간대 평균보다 28% 많았다.

바로 앞달 6월의 동시간대 매출보다는 25% 늘었고, 작년 7월과 비교하면 46%나 뛰었다.

열대야가 계속되는데다 이달 6일부터 심야 올림픽 중계까지 더해지면서 1~7일 오후 10시~자정 매출은 7월 대비 9% 정도 증가했다.

특히 심야 온라인 소비는 PC보다는 모바일(스마트폰)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티몬의 지난달 1일부터 이달 7일까지 오후 10시~자정 시간대 모바일 매출 비중(PC 대비)은 하루 전체 평균(80%)보다 5%포인트 높았다.

심야 시간대 쇼핑은 30~40대 이상 중장년층이 주도하고 있다.

연령대별로 심야 쇼핑 구매액 비중을 나눠보면, 30대가 46%로 가장 컸고 40대 이상도 28%나 차지했다.

특히 40대 이상 연령층의 구매 비중은 20대(26%)를 웃돌았다.

늦은 밤 가장 많이 팔린 품목(매출 기준)은 해외여행 상품이었고, 냉방기기를 비롯한 가전·디지털 제품과 출산·유아동용품이 뒤를 이었다.

4월의 경우 같은 시간대 매출 상위 상품군이 출산·유아동(1위), 가전·디지털(2위), 가구·인테리어(3위)였던 것과 차이가 있다.

11번가(www.11st.co.kr)에서도 무더위가 이어진 최근 한 달(7월 9일~8월 8일) 심야(오후 10시~오전 0시)와 새벽(오전 0~2시) 모바일 부문 매출이 직전 1개월(6월 9일~7월 8일)보다 각각 13%, 17% 늘었다.

심야·새벽 시간 구매자의 주류는 30대 여성이었고, 이어 30대 남성의 구매액이 2위를 차지했다.

특히 30대 남성 고객의 심야·새벽 매출은 한 달 사이 10%이상 뛰었다.

구매 건수 기준으로 이 시간대 가장 많이 팔린 상품은 가공·신선식품이었다.

출산·유아동용품, 패션 등도 인기를 얻었다.

매출 증가율 1위는 에어컨·선풍기·제습기류 가전으로, 폭염의 영향으로 심야·새벽 매출이 한 달 사이 59%나 불었다.

휴가철을 맞아 여행·숙박·항공(53%↑)과 캠핑·낚시(33%↑) 상품군도 이 시간대 특수를 누렸다.

김학종 티켓몬스터 해외투어본부장은 "무더위와 올림픽 중계로 새벽까지 깨어있는 소비자들이 잠자리에서 스마트폰으로 여행상품 등을 간편하게 구매하면서 심야 매출이 급증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TV홈쇼핑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진종오 선수가 사격에서 금메달을 딴 데 이어 한국 축구 대표팀의 멕시코전까지 겹친 11일 새벽, CJ오쇼핑에서는 같은 시간대 방송한 'LG 정수기(렌탈)'의 주문량과 구스다운·알파카 코트의 매출이 1주일 전 같은 방송 당시의 각각 2배, 4배로 뛰었다.

서성호 CJ오쇼핑 편성전략팀장은 "평소 재방송 콘텐츠로 채우던 새벽 시간에 이례적으로 생방송을 진행하고 올림픽 경기 일정 등을 고려해 수시로 방송 일정을 조정한 것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shk99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