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은 이재현 회장의 특별사면으로 3년간의 총수 공백이 해소되면서 경영이 정상화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 회장의 건강이 극도로 악화된 상태여서 당장은 치료에 집중할 수밖에 없지만, 그룹 차원에서는 그동안 소극적이었던 대규모 투자와 해외사업에 속도를 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CJ그룹 관계자는 12일 "이 회장은 당분간은 치료에 전념해야 하며 경영상의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이라며 "다만 3년간 정체된 투자와 고용은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총수 부재 상황에서 CJ그룹의 투자는 급격히 위축됐다.

CJ는 2012년 사상 최대인 2조9천억원을 투자했지만 이 회장이 구속된 2013년 투자규모가 2조6천억원으로 줄었다.

애초 2013년 투자계획은 3조2천억원이었다.

2014년에도 CJ는 투자 목표액 2조4천억원에 못 미치는 1조9천억원을 투자했다.

지난해에는 투자가 1조7천억원으로 더 감소했다.

그동안 CJ그룹은 총수 부재 상황에서 계열사별 전문경영인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운영됐다.

허리띠 졸라매기로 실적을 내왔지만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과감한 '베팅'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룹 내부에서도 더는 미래에 대한 투자를 지체해서 안된다는 위기감이 퍼졌으나 사업확장을 위한 인수합병(M&A) 등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최근 중국의 바이오기업 메이화성우(梅花生物) 인수가 무산됐으며, 앞서 코웨이 인수전에서도 나섰지만 이 회장 공백기에 대규모 투자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아 결국 물러났다.

이 회장의 사면을 계기로 CJ그룹이 현재 참여 중인 한국맥도날드, 동양매직 인수전을 비롯해 M&A 시장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일지도 관심을 끈다.

CJ는 30조원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는 매출을 끌어올리는 데에도 힘을 쏟을 전망이다.

2012년 26조8천억원이었던 그룹 매출은 2013년 25조6천억원으로 감소했다.

이후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작년에도 29조1천억원으로 30조원에 미치지 못했다.

CJ그룹은 2020년 매출 100조원, 해외 비중 70%를 목표로 하는 '그레이트 CJ'를 추진하고 있다.

불과 4년밖에 남지 않았지만 이 회장의 사면 이후 목표 달성을 위해 글로벌 사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이를 위해 CJ는 향후 해외 M&A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전략이다.

CJ는 국내 성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으로 M&A 등을 통해 글로벌 사업에서 성장 동력을 발굴한다는 전략을 추진해왔다.

특히 글로벌 문화기업으로의 도약에 힘을 쏟는다는 방침이다.

한류의 세계 진출에 앞장서온 CJ는 2020년까지 그룹 전체 문화사업 매출 가운데 현재 16% 수준인 해외 비중을 54%까지 3배 이상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이 회장 사면 이후 CJ그룹의 경영 체제에 변화가 생길지도 주목된다.

그동안 그룹을 이끌어 온 손경식 회장과 이채욱 부회장 등 수뇌부의 건강에 최근 연이어 이상이 생기면서 CJ그룹의 경영 공백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지난 3년간 CJ그룹은 총수 부재라는 위기 상황에서 기존 경영진 중심의 안정적인 경영을 위해 임원 인사도 최소화해왔다.

지난 2013년 기업비리혐의로 구속기소된 이 회장은 그룹 내 모든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난 상태이다.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doub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