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과의 경쟁에서 밀리던 미국 대형 유통업체 월마트가 ‘아마존 킬러’로 불리는 기업을 인수해 반격에 나섰다.

월마트는 신생 전자상거래 업체 제트닷컴을 33억달러(약 3조6500억원)에 인수한다고 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인수 대금으로 30억달러의 현금과 3억달러어치의 월마트 주식을 지급한다. 월마트는 올해 인수작업을 끝낼 계획이다.

제트닷컴이 아마존 킬러로 불리는 까닭은 아마존을 직접 타깃으로 삼아 설립된 지 1년 만에 매출 10억달러를 올렸기 때문이다. 아마존보다 항상 더 저렴한 가격과 연회비를 제안하고, 이를 직접 비교하는 화면을 띄워 아마존 고객을 끌어들였다. 제트닷컴은 주문량에 따라 추가 할인도 해준다.

또 아마존 프라임 서비스가 제공하는 빠른 배송, 무료 반품 등을 선택 항목으로 제시해 고객이 직접 결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빠른 배송’ 옵션을 포기하면 가격이 내려가는 식이다. 이를 통해 소비자가 더 저렴하게 상품을 살 수 있도록 하면서 이익도 가져간다. 제트닷컴은 회원 360만명, 입점업체 1600곳을 확보했다. 제트닷컴 이용자의 평균 사이트 방문시간은 2.5분으로, 월마트(5분 이상)나 아마존(6분 이상)보다 효율적인 쇼핑이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각에선 이번 인수 목적이 제트닷컴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로어를 영입하는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월마트는 이날 로어에게 월마트 전자상거래 사업부문을 맡길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로어는 유아용품 쇼핑몰 다이어퍼스닷컴, 식료품 쇼핑몰 솝닷컴 등을 잇달아 성공 궤도로 이끈 유통사업의 달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온라인 사이트인 월마트닷컴 매출은 140억달러로 아마존의 14%에 그쳤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