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3시 최고전력수요 8370만㎾…예비율 7.0%
정부 "시운전 발전소 운영 검토…개문 냉방 행위 단속"


전국에 폭염이 이어지면서 최고전력수요가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다.

8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최고전력수요는 8천370만㎾로, 지난달 26일 기록한 여름철 최고 수치 8천111만㎾는 물론 역대 최대전력수요인 지난 1월21일 8천297만㎾까지 훌쩍 넘어섰다.

전력수요는 대체로 여름보다 겨울에 높지만, 올해는 '이상 폭염'이 이어지고 있어서 여름철 최고전력수요가 지난 1월 겨울철 기록까지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여름철 기준으로만 따지면 올해 들어 최대전력수요는 이날까지 네 차례(이하 날짜 기준) 경신됐다.

지난달 11일 7천820만㎾로 종전 기록을 뛰어넘었고 지난달 25일에는 8천22만㎾로 여름철 전력수요로는 사상 처음으로 8천만㎾를 돌파한 바 있다.

이날 예비율은 7.0%(예비력 591만㎾)로 뚝 떨어졌다.

예비율이 한 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지난달 11일 9.3%(예비력 728만㎾), 지난달 26일 9.6%(예비력 781만㎾)에 이어 올해 세 번째다.

오후 들어 전력수요가 가파르게 몰리면서 이날 오후 2시15분 순간 최고전력수요가 8천421만㎾까지 치솟기도 했다.

당시 예비율은 5.98%(예비력 503만㎾)로 전력 수급 비상 경보가 발령될 상황까지 몰렸다.

예비력이 500만㎾ 미만으로 떨어지면 전력수급 비상경보가 발령된다.

예비력에 따라 관심(400만㎾ 이하), 주의(300만㎾ 이하), 경계(200만㎾ 이하), 심각(100만㎾ 이하) 순으로 구분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여름철 전력수급 전망 및 대책'을 발표하면서 올해 전력공급이 작년보다 250만㎾ 증가해 여름철 최대전력공급이 9천210만㎾까지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최대전력수요는 8천170만㎾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폭염 등 이상기온으로 냉방수요가 급증하면 8천370만㎾까지도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전력 수요가 예상보다 더 가파르게 올라감에 따라 산업부는 전력수급 현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면서 비상 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산 업부 관계자는 "지난주에는 휴가가 몰려 폭염에도 전력 수요가 피크에 도달하지는 않았다"며 "하지만 이번 주와 다음 주에는 휴가를 갔던 사람들이 돌아오는 데다 우천 소식도 없어서 전력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산업부는 문을 열고 냉방영업을 하는 업소를 본격적으로 점검하고 위반시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산업부는 "에너지이용합리화법 제7조에 따라 '에너지사용 제한 조치'를 관계부처와 협의해 빠른 시일 내에 공고할 것"이라며 "에너지 소비절약을 적극적으로 유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부는 전력수급 비상경보 단계까지 상황이 악화하지 않도록 석탄화력발전기 출력향상(49만㎾) 등을 통해 418만㎾의 가용자원을 비상시에 동원할 계획이다.

상황이 나빠져 비상경보가 발령되면 민간자가발전기 가동, 전압 하향조정 등 비상단계별 대책을 통해 252만㎾ 규모의 전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이와 별도로 산업부는 현재 정비 중인 월성 1호기 등 발전기를 이른 시일 안에 재가동하는 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여수 화력 1호기, 신고리 원전 3호기 등 시운전 중인 4개 발전소의 생산전력도 수급상황에 따라 예비력에 포함해 운영하는 안도 검토하고 있다.

또 수급 위기 때 빠르게 발전할 수 있는 양수발전소(470만㎾규모)의 수위도 가득 채워놓도록 조치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co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