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매출 비중 51.8%…최태원 회장 '부진부생(不進不生)' 글로벌 전략 주효

SK그룹이 올해 상반기에 달성한 전체 매출 중 절반 이상이 해외에서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4일 SK그룹에 따르면 SK 관계사들은 지난 1∼6월 총 54조7천33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수출 등 해외 매출액(28조3천652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51.8%에 달했다.

SK그룹은 해외매출이 전체의 절반을 넘어선 2013년 이후 4년째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버는 매출 구조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SK그룹의 상반기 해외 매출액은 같은 기간 한국 전체의 수출액인 283조원의 10%를 차지하는 규모다.

SK그룹의 수출 비중 역시 2013년 이후 4년 연속 1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SK그룹은 3분기 이후 주력 수출기업인 SK이노베이션과 SK하이닉스의 실적 회복세가 뚜렷해질 전망이어서 올 한해 해외매출 비중이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SK하이닉스의 경우 메모리 반도체인 D램 가격이 20개월 만에 하락세를 멈추고 지난달부터 반등한 데다 하반기는 주요 스마트폰 고객들의 신제품 수요가 크게 증가하는 시점이어서 해외매출 전망이 밝다.

SK이노베이션도 하반기에는 전반적인 유가 상승에 따른 회복세가 점쳐지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중국 내 화학사업에서 글로벌 파트너링과 인수합병(M&A)을 추가로 모색하고 있고, 중국 내 배터리 사업도 어느 정도의 성과가 예상돼 해외매출 비중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같은 해외매출 비중 확대는 최태원 회장의 글로벌 경영 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이라고 SK그룹 측은 설명했다.

최태원 회장은 10년 전부터 성장을 위해서는 글로벌 사업이 필수적이라면서 '부진부생(不進不生·앞으로 나가지 못하면 죽는다)'이라는 화두를 던졌다.

이러한 전략은 2012년 SK하이닉스 인수로 이어졌고 이후 SK그룹이 지금과 같은 글로벌 기업으로 변신하는 단초가 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아울러 최 회장은 SK가 가진 우수한 기술력만으로는 해외시장 진출에 한계가 있다며 외국 굴지 기업과 파트너십을 구축해 함께 세계 시장에 진출하는 '글로벌 파트너링'을 핵심 전략으로 제시했다.

최 회장은 지난해 경영복귀 이후 중국 우한(武漢)의 중한석화, 우시(無錫)의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 스페인 렙솔사 제휴 공장 등 해외 현장을 직접 방문하는 등 글로벌 성장 의지를 직접 실천하기도 했다.

SK그룹 이만우 부사장은 "글로벌 경제침체와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 등으로 경영환경이 우호적이지 않지만, SK만의 제품 경쟁력을 앞세워 해외매출 증대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최태원 회장이 6월 말 확대경영회의에서 근본적 혁신을 강조한 만큼 주요 관계사의 수출 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웅석 기자 freem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