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은행들의 주가가 이틀 연속 급락했다. 마이너스 금리에 따른 수익성 악화 우려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는 데다 지난달 31일 발표한 유럽금융감독청(EBA)의 스트레스테스트 결과가 투자심리를 악화시켰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유럽 은행주 흐름을 나타내는 유로스톡스 은행지수는 이달 1일 2.8% 떨어졌고, 2일에는 4.9% 폭락했다. 이탈리아 은행들의 주가 하락폭이 컸다. 자산 기준 이탈리아 최대 은행인 유니크레디트는 2일 밀라노증시에서 개장과 동시에 5% 빠져 일시적으로 거래가 중단된 가운데 하루 동안 7.15% 하락해 1.84유로에 장을 마쳤다.
민낯 드러낸 유럽 은행들…이틀째 주가 곤두박질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으로 이번 스트레스테스트에서 ‘낙제점’을 받은 MPS의 2일 하락률은 16.1%에 달했다. MPS는 3년간 유럽에 극심한 경기침체가 온다는 것을 가정한 EBA의 스트레스테스트에서 핵심자본비율(CET1)이 12.07%에서 -2.44%로 추락했다. CET1이 마이너스로 떨어지면 파산을 피하기 힘들다는 의미다. MPS는 스트레스테스트 결과가 발표된 당일 부실자산 매각 방안을 내놔 주가가 올랐지만 곧바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2일 현재 주가는 0.26유로(약 325원)를 간신히 넘은 수준이다.

독일 2대 은행인 코메르츠방크도 은행주 몰락의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코메르츠방크는 2분기 순이익이 32% 줄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2일 장 초반 사상 최저가를 기록한 끝에 9.2% 폭락했다. 스위스의 크레디트스위스와 UBS도 각각 6.2%와 6.0% 떨어졌다. 프랑스 BNP파리바(-4.3%), 스페인 산탄데르(-5.3%), 영국 바클레이즈(-3.6%) 등의 하락폭도 두드러졌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지면서 은행업계가 수익을 내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늘어났고 스트레스테스트 결과까지 발표되면서 투자자의 투매가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은행업계의 수익성 우려는 올 들어 유로스톡스 은행지수가 34.6% 하락하는 주요 원인이 됐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