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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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혜원 기자 ] 최근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FSC)들과 저렴한 저비용항공사(LCC)와의 공동운항(코드셰어)가 늘어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대형항공사들이 공동운항이라는 명목하에 LCC 노선을 함께 운영하면서 많게는 수십만원가량 더 비싸게 운임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공동운항은 1대의 항공기를 두 항공사가 함께 운항하는 것을 말한다. 한 항공사로는 좌석을 채울 수 없거나 항공기 여러 대를 운용하는 것이 손해일 경우 함께 승객을 모집한다.
[이슈+] '비싼' 대한항공·아시아나 예약했는데…타고보니 LCC
문제는 서비스나 요금 수준이 비슷한 항공사간의 공동운항이 아니라 체급이 다른 대형항공사와 LCC 간의 공동운항이라 형평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항공사들이 자회사인 진에어나 에어서울, 에어부산 등과의 공동운항을 확대하면서 운임면에서 손해를 보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기자는 지난달 아시아나항공과 공동운항을 진행 중인 에어서울의 항공권을 구입한 적이 있다. LCC인 에어서울 측의 서비스를 받았지만 운임은 편도 기준 11만2100원(실제 구입가는 할인가인 9만6100원)으로 아시아나항공과 동일했다.

이 같은 상황은 실제로 비일비재하다. 오는 6일자 기준으로 아시아나항공에서 '부산~씨엠립' 공동운항편을 예매하려면 54만5700원을 내야한다. 반면 에어부산 홈페이지에서 같은 항공편을 예약하면 28만원이다. 실속항공권으로는 26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에어부산 항공기를 타는 같은 항공편이지만 어디서 예약을 진행하는가에 따라 최대 28만5700원 가량 가격 차이가 나는 것이다.

이와 같은 공동운항을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과 국내 2개, 해외 12개 노선에서, 에어서울과는 국내 1개의 노선에서 운영하고 있다.

대한항공 또한 마찬가지다. 같은 날 '인천~호놀룰루' 노선의 경우 대한항공에서 구매할 경우 131만6400만원이지만 진에어에서는 46만2400~72만1400원에 살 수 있다. 물론 항공기는 진에어로 동일하다. 대한항공은 진에어와 인천~호놀룰루 노선을 포함해 총 15개 해외노선을 공동운항 중이다.

승객 입장에서는 몇십만원의 운임을 더 주고도, 좁은 좌석과 부족한 서비스를 제공받는 일종의 손해를 보게되는 것이다.

한 대형항공사 관계자는 "원래 항공권은 같은 좌석이라도 가격차별을 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라며 "대형항공사에서 공동운항 노선을 구입한 경우 비싼 가격을 지불하는 대신 마일리지 적립 등에서 혜택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승객들의 반응은 다르다. 직장인 정 모씨(31)는 "LCC 항공권을 더 비싼 운임으로 대형항공사에서 판매하는 것은 꼼수"라며 "가격이 몇십만원 단위로 큰 차이를 보이는 만큼 문제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형항공사는 "표를 예매할 때 공동운항을 여부를 고지한 만큼 문제는 없다"고 반박한다.

물론 그들의 주장처럼 공동운항을 고지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각 대형항공사의 온라인 사이트에는 예매 과정에서 '공동운항'이라는 문구를 기입했다. 작고 희미한 글씨로 말이다. 금액 차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