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방위산업 관련 기업 상장지수펀드(ETF)인 ‘iShares US Aerospace & Defense’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미국 연방정부가 국방 예산을 줄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ETF 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어서다.

지난달 29일 이 ETF의 종가는 129달러49센트였다. 올 들어서만 9.53% 올랐다. 지난 2월 연저점과 비교하면 상승폭이 25% 안팎에 달한다. 장기 성과도 나무랄 데가 없다. 2009년 이후 이 ETF의 수익률은 S&P500지수 상승률을 매년 꾸준히 앞서왔다. 2009년 저점 대비 수익률은 300%에 육박한다.

이 ETF는 한국인들에게도 친숙한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과 록히드마틴, 비행기 엔진 업체 유나이티드테크놀로지스 등을 담고 있다. 미국 최대의 권총 생산업체인 스미스앤드웨슨도 ETF의 투자 종목 중 하나다.

흔히 방위산업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국방예산에 비례한다고 알려져 있다. 전투기나 탱크를 개인이 사기는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현실은 반대다. 2010년 7210억달러에 달했던 미국의 국방예산은 지난해 6370억달러까지 감소했다. 전체 예산에서 국방예산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20.7%에서 16.0%까지 줄어들었다. 국방예산만으로 ETF의 가격 변화를 설명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미국 시장 전문가들은 방산업체의 주가가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는 이유로 일상화된 테러를 들고 있다. 대규모 전쟁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테러 조직의 활동 범위는 과거와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넓어졌다는 설명이다. 수시로 터지는 총기사건도 방산업체의 주가엔 ‘플러스’ 요인이다. 지난 6월 미국 올랜도의 한 클럽에서 총기 테러 사건이 벌어진 후 스미스앤드웨슨의 주가는 30%가량 올랐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