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성에 젖지 않는 자세로 금융산업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합니다.”

권선주 기업은행장(사진)은 1일 서울 을지로 본점에서 열린 창립 55주년 기념식에서 “조선·해운 구조조정 뒤에는 우리 주력 산업 전반의 구조조정과 더불어 저출산·고령화와 같은 사회구조 변화가 기다리고 있다”며 ‘생소한 것에 당황하지 않고 익숙한 곳에서 타성에 젖지 않는다’는 생처교숙(生處敎熟)의 자세로 업무에 임할 것을 주문했다.

권 행장은 이 같은 위기를 넘기 위해 비(非)대면 상품 판매 비중 40%, 자회사를 포함한 비이자 이익 비중 20%, 해외 이익 비중 20% 달성을 단기 목표로 제시했다. 권 행장은 기업은행이 제작을 지원한 영화 ‘인천상륙작전’에서 5000분의 1 성공 확률에 도전한 연합군 사례 등을 들며 진취적인 자세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동시에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권 행장은 “구조조정 여파가 시간이 갈수록 커질 가능성이 높은데 (여신)건전성은 한 번 흔들리면 걷잡을 수 없다”며 “거액 여신에 대해서는 돌다리를 열 번이라도 두드리는 자세로 관리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단순, 반복적인 일은 기계에 넘기고 은행원은 금융 컨설턴트가 될 것”이라며 “창업 및 성장 초기 기업에 대한 컨설턴트 역할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기업은행은 1961년 중소기업은행법 제정으로 농협에서 분리돼 출범했다. 농협은행 2층 건물에서 업무를 시작한 뒤 55년 만에 중소기업금융을 주력으로 총자산 255조원(작년 말 연결 기준)의 글로벌 101위 은행(자산 기준)으로 성장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