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넘는 상속, 39% 급증
지난해 총 상속재산가액이 20억원을 초과한 고액 상속이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31일 국세청의 ‘국세통계 조기공개’ 자료를 보면 2015년 상속세 신고로 집계된 총 상속재산가액 합계는 전년보다 21.7% 증가한 13조1885억원이다. 총 상속재산가액은 피상속인(사망한 사람)이 남긴 상속재산에 보험금, 신탁재산, 퇴직금, 부동산, 유가증권 등 경제적 가치가 있는 물건과 권리를 돈으로 환산해 더한 금액이다.

총 상속재산가액이 20억원을 초과한 고액 상속도 늘었다. 지난해 총 상속재산가액이 20억원을 초과한 피상속인(사망한 사람)은 2014년보다 12.1% 늘어난 1785명이다. 이 중 총 상속재산가액이 100억원을 초과한 피상속인은 167명으로 전년 대비 39.2% 늘었다. 500억원 초과 피상속인도 18명으로 80.0% 급증했다.

고액 상속 급증은 지난해 부동산시장 호조로 부자들의 상속재산이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것이란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지난해 전국 땅값(국토교통부 전국 지가 지수 기준) 상승률은 2.4%를 기록해 2007년(3.9%)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전국 아파트가격지수(KB부동산 기준)도 지난해 12월 100포인트로 1년 전(95.2포인트)보다 5.1% 높아졌다.

정부 관계자는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자산가의 자산 가치가 올라간 것이 결정적인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대학원장은 “최근 수년간 상속·증여세 관련 세율이나 감면 제도에 변화가 없었다”며 “상속세를 신고한 이들의 재산 규모가 늘었다고 추정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홍 원장은 “지난해 아파트 등 집값 상승세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정부의 상속세 수입도 2조1896억원(신고 기준)으로 전년보다 32.5% 늘어났다. 상속세 수입이 2조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