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플라스틱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에 약 2조원을 투자하기로 한 것은 중국 등 후발업체의 추격을 뿌리치기 위해서다. 여기에 중소형 OLED 부문에서 선두 주자인 삼성디스플레이와의 격차를 좁히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올 들어 국내 디스플레이업계 화두는 OLED로의 생산 전환이다. 중국 업체들의 생산량 증가로 LCD(액정표시장치) 분야 수익성은 크게 줄었다. LG디스플레이의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0.9% 감소한 443억원에 머문 것도 이 때문이다. 매출도 12.7% 줄어 5조8551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OLED는 판매 단가가 높고 아직 중국 업체들이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OLED는 크게 TV에 들어가는 대형과 스마트폰 등에 들어가는 중소형으로 나뉜다. 이번에 증설하기로 한 플라스틱 OLED는 중소형에 해당한다. 대형 OLED에서 LG디스플레이는 세계 유일의 공급자로 자리매김하며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반면 중소형 OLED에서는 2007년부터 해당 제품을 생산해온 삼성디스플레이에 밀리고 있다. 내년에 나올 아이폰 신제품에 OLED를 적용하기로 한 애플이 협력관계를 맺어온 LG디스플레이 대신 삼성디스플레이를 공급사로 선택한 것도 이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4.5세대 생산라인에서 월 1만4000장의 플라스틱 OLED를 생산하고 있다. 현재 건설 중인 경기 파주의 P10공장에 10조원 이상을 투자해 대형 및 중소형 OLED 생산 능력을 대폭 끌어올릴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이번에 투자한 플라스틱 OLED 공장이 본격 가동되는 2018년 하반기부터 LG디스플레이도 애플에 스마트폰용 OLED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