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진출한 뉴욕 명물 쉐이크쉑 랜디 가루티 CEO "박수받으며 먹는 '쉑쉑버거'…서울도 홀릴겁니다"
“가격이 비싸다고요? 우리는 최상급 소고기와 프리미엄 채소, 신선한 소스를 엄격한 시스템으로 관리하고 사용합니다. 패스트푸드 햄버거가 아니기 때문에 가격도 그 수준으로 갈 수는 없습니다. 쉐이크쉑은 햄버거 가게가 아니라 캐주얼 레스토랑입니다.”

22일 한국 1호점을 여는 미국 뉴욕의 유명 햄버거 브랜드 쉐이크쉑의 랜디 가루티 최고경영자(CEO·41)는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가격 논란이 일고 있다는 말에 갑자기 소리를 높이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에서 뉴욕에서와 똑같은 맛을 낼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100% 같은 맛”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1호점 개점을 기념해 방한한 그를 지난 20일 만났다.

◆13세 때 베이글 가게 점원으로 시작

가루티 CEO는 대니 마이어 회장과 함께 쉐이크쉑을 세운 창업 멤버다. 어린 시절을 뉴저지에서 보낸 그는 공부 대신 외식 사업에 관심이 많았다. 13세 때 뉴저지의 한 베이글 가게에서 아르바이트한 경험이 그를 외식 사업의 길로 들어서게 했다. 베이글 가게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한 그는 일찍부터 재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그는 “청년 시절 대부분을 지역 레스토랑에서 지배인으로 일했다”고 말했다. 더 큰 레스토랑에서 일하기 위해 2000년 뉴욕으로 이주하면서 식당 사업을 하고 있던 당시 유니언스퀘어호스피탈리티그룹(USHG)의 마이어 회장을 처음 만났다. 이듬해 우연히 차린 핫도그 매장이 인기를 끌자 2004년 두 사람이 함께 쉐이크쉑을 시작했다.

가루티 CEO는 “마이어 회장과 함께 쉐이크쉑을 뉴욕에서 창업했을 때만 해도 서울에 매장을 내리라곤 생각도 못했다. 마치 꿈이 이뤄진 것 같다”며 기뻐했다.

◆성공의 핵심 ‘환대’ 문화

쉐이크쉑이 미국에서 빠르게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가루티 CEO는 ‘환대(hospitality)’ 문화를 첫 번째로 꼽았다. 쉐이크쉑 직원들은 매장을 찾는 고객들에게 단지 인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매장 문을 넘어서는 순간부터 따뜻한 배려와 활기찬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한다. 매장 안에서는 박수와 노랫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한국에 온 뉴욕 본사 직원 20명은 80명에 이르는 한국 1호점 직원들에게 ‘쉑 클랩’이라고 부르는 박수와 춤, 구호를 교육하고 있다. 그도 직접 시범을 보인다. 가루티 CEO는 “쉐이크쉑은 버거 대신 사람, 재료, 디자인에 이르는 ‘브랜드’ 자체를 판다”고 말했다.

그는 두 번째 성공 요인으로 캐주얼 레스토랑이라는 개념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간 것을 들었다. 캐주얼 레스토랑은 스테이크집보단 가볍고 패스트푸드보다는 잘 차려진 음식을 내놓는 식당이다. 쉐이크쉑은 기존 패스트푸드점과의 차별화를 위해 잡육(좋은 모양을 만들기 위해 썰다 남은 고기) 대신 정식 부위로 패티를 만든다. 그는 “뉴욕 수제 맥주 1위 회사인 브루클린브루어리에 요청해 쉐이크쉑 메뉴와 어울리는 맥주도 별도로 개발했다”며 “최근엔 쉑버거와 어울리는 와인도 선보였다”고 설명했다.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