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KIEP·PIIE 국제콘퍼런스…"선진국 통화정책의 부정적 영향 확대"

신흥국들이 국제자본 유입의 급증세를 완화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강태수 박사는 19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한국은행,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가 '소규모 개방경제의 통화정책 운영'을 주제로 개최한 국제콘퍼런스에서 이같이 밝혔다.

강 박사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낮아지면서 국제 투자자들의 '위험 선호도'가 상승하고 신흥국으로의 자본유입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금융시스템 위험을 가중할 수 있는 국제자본 유입의 급증은 신흥국 경제의 기초여건 등 대내적 요인이 아니라 대외 요인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강 박사가 2005년 1월부터 작년 9월까지 신흥국 자료를 분석한 결과, 대외 요인 가운데 대내외 금리 차보다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자본이동에 더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강 박사는 "신흥국은 통화정책만으로 자본유입이 급증하는 현상을 완화할 수 없으므로 거시건전성 정책을 포함한 다양한 정책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며 "선진국도 자국 정책이 신흥국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장기적 관점에서 국제적인 공조를 도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이코노미스트를 지낸 올리비어 블량샤르 미국 MIT대 교수도 연설에서 "신흥시장국으로의 자본유입 증가는 주요국의 완화적 통화정책보다 글로벌 시장의 위험자산 선호 여부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고 분석했다.

이어 "주요국 통화정책이 신흥시장국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하려면 외환시장 개입보다 자본통제가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김경훈 박사는 "선진국과 신흥국의 통화정책이 동조화되면서 통화정책의 독립성이 약화됐다"며 "선진국 통화정책이 신흥국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김 박사는 금융개방도가 낮은 국가에서 환율 변동성의 확대가 경제성장을 저해한다는 분석도 내놨다.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noj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