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 외 영상·음악·쇼핑 등 엔터테인먼트 기능 추가 제품 속속

가정생활의 중심이 거실에서 주방으로 이동하면서 가전업계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조리공간으로서 본래 '부엌'이란 이름이 친숙했던 이 공간은 입식 부엌과 함께 '주방'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1990년대부터 입식 부엌이 본격화한 이후 진화를 거듭, 가족생활의 허브로 자리 잡았다.

19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주방의 기능 확장에 따라 업체들은 이를 겨냥한 전략 제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주방공간은 계속 넓어져 '복합 문화 공간'처럼 쓰이는 추세다.

인테리어 업계에서는 거실과 주방, 식당 간의 경계를 허문 'LDK(Living-Dining-kitchen)' 개방형 구조가 대세다.

국내 한 업체가 30∼50대 미국 주부들을 상대로 한 조사 결과를 보면 총 가사 시간(2시간 10여분)의 주방 관련 비중은 4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전업계 한 관계자는 "이전에는 TV가 놓였던 거실이 가족들이 모이는 공간이었지만 이제는 방마다 TV를 두거나 모바일 이용이 늘면서 거실은 서재나 아이들 공부 장소로 활용되는 경향이 있다"며 "소통 공간으로서 주방의 역할이 늘면서 집안의 중심이 거실에서 주방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HA사업본부 산하에 '키친패키지 사업부'를 두고 주방가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오븐과 가스·전기·전자레인지 등 주방에서 쓰는 가전만 담당하는 곳이다.

다만 물량 자체가 큰 냉장고는 별도 사업부가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패밀리 허브' 냉장고를 내놨다.

'패밀리 허브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전통적인 냉장고의 역할에서 나아가 터치스크린, 스피커 등과 IoT(사물인터넷) 제어 기능을 결합해 음악과 영상, 쇼핑 등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LG전자가 지난해 출시한 '디오스 오케스트라'는 모바일 기기와 연결, 음악이나 라디오를 들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주부들이 하루 평균 4시간 이상 주방에 머무르고 3분의 2 이상은 음악과 라디오를 듣는다는 조사 결과에 착안해 개발한 것으로, 현재 프리미엄 냉장고를 중심으로 이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최근 출시한 LG '스마트씽큐 허브' 역시 주방에서 활용을 염두에 두고 개발됐다고 한다.

지름 4㎝의 원형 센서인 스마트 센서와 연동, 스마트 기능이 없는 일반가전은 물론 스마트 가전의 작동 상태를 스마트씽큐 허브의 화면이나 스마트폰으로 보여준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BMR에 따르면 주방가전은 2020년까지 연평균 6.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BMR는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로 주방가전 수요가 증가하는 데다 업체마다 각종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으면서 시장 성장이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noma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