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동결] 안 꺾이는 '추가 금리인하' 기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동결하자 원·달러 환율이 하락(원화가치 강세)하고 채권금리는 내렸다. 한은이 지난달 기준금리 인하 효과와 추가경정예산 편성 영향을 지켜보겠다는 ‘관망적 태도’를 드러냈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추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37원40전으로 마감해 전 거래일 종가보다 9원 하락했다.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40전 오른 1146원80전에 출발해 개장 직후 1148원50전까지 올랐다. 그러나 한은 금리 동결 후 1143원대로 하락하더니 동결 결정이 금통위 만장일치로 이뤄졌다고 발표되자 1140원 선 밑으로 떨어졌다. 금리 인하는 외화유출 수요를 자극해 원·달러 환율을 끌어올리는 작용을 하지만 금리 동결 및 인상은 반대로 환율을 내리는 효과로 이어진다.

정성윤 현대선물 차장은 “추가 완화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열어놓을 것이란 시장의 기대와 달리 한은이 전반적인 경기인식을 낙관적으로 봤다고 해석하면서 원화가 강세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의 위험 선호도 현상이 강해지면서 국내 주식 순매수세를 보인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5년물은 0.013%포인트 하락한 연 1.224%, 10년물은 0.019%포인트 내린 연 1.374%로 떨어지면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 금리 동결에도 하반기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이 시장에 남아 있다는 방증이다.

박혁수 대신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한은이 금리인하 효과와 추경 내용을 지켜볼 가능성이 높지만 영국, 중국, 일본 등이 통화완화 정책 공조에 나서고 미국이 금리 인상 시기를 지연하면 9월께 한 차례 더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연구실장도 “하반기 들어 경제 성장세가 약해지는 ‘상고하저(上高下低)’ 흐름이 크게 개선되지 않는다면 여전히 금리 인하에 대한 필요성은 남아 있다”며 “4분기께 한 차례 더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