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어들일 돈 작년 순익의 최대 3배 넘는 연 5400억원 예상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 고' 열풍이 전 세계를 휩쓸면서 이 게임을 개발한 닌텐도가 벌어들일 돈이 얼마나 될지 관심이다.

14일 일본 도쿄증시에서 닌텐도의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15.9% 뛴 2만5천300엔에 거래를 마쳤다.

닌텐도의 주가는 지난 6일 미국, 호주에서 포켓몬고 출시 이후 1주일 만에 75.9% 치솟았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은 3조5천842억엔으로 1조5천470억엔(약 16조7천억원) 늘었다.

증시에서는 포켓몬고 돌풍 이후 닌텐도의 기업가치가 이같이 상승했다고 보는 것이다.

포켓몬고로 창출되는 수익은 닌텐도에 3가지 경로를 통해 흘러들어 갈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했다.

먼저 닌텐도는 포켓몬고의 개발사이자 배급사인 나이앤틱의 지분 일부를 보유했기 때문에 이익을 배분받을 수 있다.

2010년 구글의 사내벤처 가운데 하나로 출범한 나이앤틱은 지난해 분사한 뒤 닌텐도와 포켓몬고 개발 계약을 맺고 이 게임을 개발했다.

닌텐도는 구글, 포켓몬컴퍼니와 함께 작년 10월 나이앤틱에 2천만 달러를 투자했다.

포켓몬컴퍼니는 오랫동안 포켓몬 캐릭터의 판매·관리를 맡아온 회사로 포켓몬고의 프로듀서라고 자처하고 있다.

닌텐도는 포켓몬컴퍼니의 지분 32%도 보유 중이다.

닌텐도는 또 이달 자체적으로 3천500엔짜리 포켓몬고 탈부착 손목시계 형태의 주변기기인 '포켓몬고 플러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 기기는 포켓몬을 잡는 것을 도와준다.

여기에 닌텐도가 앞으로 출시할 모바일게임에 더해질 반사이익도 고려해야 한다고 WSJ는 설명했다.

JP모건은 이와 관련, 지난 11일 내놓은 보고서에서 포켓몬고로 발생하는 매출을 애플과 구글이 30%, 포켓몬컴퍼니가 35%, 나이앤틱이 35%로 나눈다고 가정했을 때 닌텐도는 보유지분 덕에 연간 수익이 250억엔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여기에 포켓몬 주변기기인 포켓몬고 플러스가 약 5천만대 팔린다면, 역시 연간 수익이 250억엔 추가로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닌텐도의 3월 종료된 지난 회계연도 순이익이 165억엔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포켓몬고로 늘어나는 닌텐도의 연간 수익은 이의 3배에 달하는 500억엔(약 5천400억원)에 달하는 셈이다.

반면에 포켓몬고로 닌텐도가 벌어들일 수익이 미미할 것이라는 전망도 없지 않다.

미아 나가사카 모건스탠리MUFG증권 애널리스트는 WSJ에 "포켓몬고가 닌텐도의 손익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돌풍적인 인기를 계속 유지해야 할 것"이라며 "수백만명의 이용자가 매달 게임 부가물에 상당한 금액을 써야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주스트 반 드로이넨 슈퍼데이터리서치 최고경영자는 "포켓몬고는 닌텐도에게 돈벌이가 안 될 것"이라며 "지금까지 닌텐도의 수익은 300만~400만 달러에 불과해 거대기업 입장에서는 새 발의 피"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