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의 환경 관련 기준 강화로 삼성전자의 퀀텀닷 TV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0일 KOTRA 암스테르담 무역관과 한국산업기술진흥원 등에 따르면 EU는 이르면 내년 초부터 카드뮴을 사용한 퀀텀닷 TV 판매를 제한할 예정이다. 그동안 EU는 원칙적으로 기준치 이상의 카드뮴을 포함한 전자제품의 유통을 금지하고 있지만 퀀텀닷 TV에 대해서만은 예외를 뒀다. 에너지 효율이 높은데 대체품이 많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해 1월 이 같은 예외기간을 2018년 6월까지 연장하는 법안을 제안했으나 같은 해 5월 유럽의회에서 부결됐다. 이에 따라 유예기간이 끝나는 내년부터는 EU 내에서 카드뮴을 포함한 퀀텀닷 TV를 판매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삼성전자는 카드뮴에 따른 유해성 논란을 줄이기 위해 인듐을 사용해 퀀텀닷 TV를 제조하고 있다. 하이얼, 하이센스, TCL 등 중국 전자업체들은 카드뮴으로 퀀텀닷 TV를 생산한다. 카드뮴은 퀀텀닷의 화질을 구현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유독성이 강한 발암물질로 다양한 신체조직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2001년부터 퀀텀닷 기술을 개발한 삼성전자는 많은 자원과 시간을 투자해 카드뮴을 쓰지 않는 퀀텀닷 TV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조중훈 한국산업기술진흥원 기술전략팀장은 “퀀텀닷 TV 시장에 진입하려는 중국 업체들에는 장벽이 생기는 반면 삼성전자에게는 한동안 시장을 독식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는 의미가 있다”며 “높은 기술력으로 선진국의 환경 관련 기준을 충족하면 후발 주자의 추격을 뿌리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설명했다. EU는 이달 말 관련 공청회 등을 거쳐 카드뮴을 사용한 퀀텀닷 TV의 판매 금지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