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가전·TV 역대급 이익…스마트폰 G5가 아쉽다
“G5가 조금만 더 팔렸더라면….”

LG전자가 지난 2분기 8분기 만에 가장 많은 영업이익(5846억원)을 기록했지만 사내에선 ‘아쉽다’는 반응이 나온다. 스마트폰 야심작 G5가 기대만큼 팔렸다면 분기 영업이익 1조원도 노려볼 만했기 때문이다. LG전자가 마지막으로 분기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긴 건 스마트폰이 등장하기 전 ‘초콜릿폰’으로 전성기를 구가하던 2009년 2분기였다.

생활가전(H&A사업본부)과 TV(HE사업본부)는 기대만큼의 좋은 실적을 거둔 것으로 시장은 추정하고 있다. H&A사업본부의 예상 영업이익은 4000억원대 초반, 영업이익률은 9%대 후반이다. 생활가전업계 평균 영업이익률은 보통 5% 이하다. 조성진 H&A사업본부장(사장)이 야심차게 내놓은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 ‘LG시그니처’가 좋은 반응을 얻은 결과로 분석된다. 또 같은 플랫폼을 기반으로 국가별 제품을 만드는 방식으로 생산라인을 개조한 것도 원가절감에 도움을 줬다.

HE사업본부는 2분기 LCD(액정표시장치) 가격이 워낙 낮았고, 프리미엄 제품인 올레드TV도 잘 팔리면서 3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스마트폰(MC사업본부)은 부진했다. G5의 지난 2분기 판매량은 회사 측이 1분기 실적발표 때 예상한 300만대에도 못 미치는 250만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할리우드 스타 제이슨 스타덤을 모델로 쓰는 등 마케팅에도 많은 비용을 들이면서 영업적자 1000억원 이상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자동차부품을 맡고 있는 VC사업본부와 태양광 등 기타 사업도 소폭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지난 2분기 실적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나쁘지 않다. MC사업본부는 최근 인력을 줄이고 스마트폰 모델 수도 단순화했다. 앞으로는 비용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G5의 부진도 제품 자체가 나빴다기보다는 생산과 유통에서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란 시각이 많다. 시행착오를 겪은 만큼 앞으로는 나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VC 쪽에서도 제너럴모터스(GM)에 이어 폭스바겐을 주요 고객으로 확보한 만큼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LG전자는 올해 영업이익이 1조9000억원대로 2009년 이후 가장 좋은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