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방문객 카드 사용액 감소…사후면세점 즉시 환급 영향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달러 강세, 원화 약세) 지난 1분기(1∼3월) 해외 카드사용액 증가율이 둔화했다.

여신금융연구소가 3일 발표한 '2016년 1분기 해외카드이용실적 분석' 자료에 따르면 1분기 해외 카드 이용액은 33억 달러로 지난해 1분기보다 2.7% 늘어났다.

지난해 1분기 해외 카드 이용액 증가율이 13.8%였던 것을 고려하면 증가율이 크게 둔화했다.

해외 카드 이용액 증가율이 둔화한 것은 원/달러 환율 상승 때문으로 분석된다.

임윤화 여신금융연구소 연구원은 "해외 카드 이용액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환율과 출국자 수"라며 "출국자 수는 전년 동기보다 18.3% 증가했지만 원/달러 환율은 평균 1,201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9.1% 올랐다"고 설명했다.

카드별로 살펴보면 신용카드 해외 이용 금액은 23억4천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 비 2.7% 늘었고, 직불형 카드는 9억6천만 달러로 2.6% 증가했다.

업종별로 보면 백화점이나 카탈로그 통신판매, 항공사 업종의 해외 카드 이용 건수는 증가했지만, 구매금액은 줄었다.

달러 가치가 오르면서 저가상품 선호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해외 백화점에서 결제한 건수는 지난해 1분기보다 22.1% 늘었지만, 구매금액은 5.3% 줄었으며 카탈로그 통신판매도 건수는 1.3% 증가했지만, 구매금액은 8.5% 감소했다.

항공사도 출국자 수 증가로 카드 결제 건수는 7.7% 늘었지만, 저가 항공권이 늘어나면서 카드 사용액은 11.3% 감소했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일본으로 떠난 출국자가 전년 동기 대비 45.6% 급증하며 일본 카드사용액도 2억3천300만 달러로 31% 늘었다.

아이튠스(룩셈부르크·35.4%)나 페이팔(싱가포르·17.2%), 호텔스닷컴(프랑스·19.1%) 등 주요 글로벌 온라인사이트 본사가 있는 나라에서도 카드 결제액 증가율이 높았다.

미국에서 카드사용액은 7.3% 줄었다.

미국 유학생이 줄어들면서 미국에서 2번째로 많은 사용액을 차지하는 대학등록금 결제액이 15.4% 감소했기 때문이다.

한국을 방문한 해외 거주자가 지난 1분기에 국내에서 쓴 카드 금액은 25억2천만 달러로 지난해 1분기보다 8.5% 줄었다.

지난 1분기 국내 입국자 수는 359만명으로 작년 동기보다 11.8% 늘었지만, 올해부터 사후 면세점 즉시 환급제도가 시작되면서 상품 가격이 내려가 해외 거주자의 국내 카드 이용 금액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사후 면세점 즉시 환급제도는 건당 20만원 미만의 물건을 사면 면세점에서 바로 세금을 돌려주는 제도다.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laecor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