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 "정주여건 미흡한 탓"

세종시민은 전체 소비액의 65.9%를 지역 밖에서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가 발표한 '대전·세종·충남지역 역내외 소비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세종시민의 신용카드 사용액 가운데 65.9%가 관내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소비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로 전국 평균(45.5%)을 크게 상회했다.

충남은 50.3%로 3위를 기록했다.

대전도 47.3%(7위)로 전국 평균보다 높았다.

세종시는 정부청사 기관 이전으로 인구유입이 활발한데도 정주여건은 상대적으로 미흡해 역외소비가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대전·세종·충남의 평균 역외소비율은 49.5%로 2010년(40.7%) 이후 계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세종시민이 역외소비를 가장 많이 한 곳은 서울로 전체의 63.2%에 달했다.

서울에 대한 역외소비를 업종별로 보면 용역서비스(73.7%), 여행·교통(73.0%), 유통업(68.9%) 등의 비중이 높았다.

세종시는 다른 지역으로부터 소비 유입률도 높았다.

다른 지역민이 세종시에서 사용한 신용카드 사용액이 지역 전체 사용액의 44.7%를 차지해 서울(53.5%)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타 지역에서 대전·세종·충남지역으로의 소비 유입 업종은 대중교통(92.8%), 국산 신차(88.1%), 유통업체(58.8%) 등의 비중이 높았다.

반면 의류 및 직물(18.5%), 할인점(16.8%), 일반 병원(18.7%) 등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또 지역의 유통업 구매액 중 홈쇼핑 및 인터넷 구입이 차지하는 비중이 42.4%를 차지했다.

홈쇼핑·인터넷판매 업종은 본사가 대부분 수도권에 위치해 매출액의 99.4%가 역외소비액이었다.

대전·세종·충남지역 순역외소비 규모는 7조원으로(2014년) 전년 5조3천억원에 비해 32%나 늘었다.

이는 GRDP(지역내총생산) 증가율을 1.0% 포인트 하락시킨 것으로 추정된다.

지역 순역외소비가 모두 역내에서 소비됐다면 13만1천만명이 취업할 수 있었을 것으로 한국은행은 분석했다.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 김경근 과장은 "교통인프라가 개선되고 인터넷 쇼핑이 늘면서 역외소비도 늘고 있다"면서 "특히 2014년 들어 지역의 순역외소비 규모가 급격히 늘어 GRDP와 고용률을 낮추고, 자영업자의 영세성을 심화시킨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정부출연 연구기관 등을 활용해 지역 인터넷, 홈쇼핑 업체 창업을 적극 유도하고, 수도권 온라인 쇼핑업체 본사를 유치하는 한편 인근 광역경제권과 보완·상생을 강화해 시너지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j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