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은 29일 초저금리가 독일 금융부문의 수익성을 위협하고 있다며 은행과 보험사들에 구조조정을 하라고 촉구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IMF는 이날 발표한 독일과의 연례협의 보고서에서 초저금리로 독일 은행들의 소매영업부문 수익성이 잠식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초저금리와 함께 높은 영업비용, 기술과 규제 변화도 독일 은행들이 직면한 도전과제라고 지목했다.

IMF는 보고서에서 "은행업 전반은 강하고 자본도 충분하지만 저금리의 장기화와 높은 영업비용, 기술과 규제의 변화를 고려한다면 이에 적응하고 리스크 관리를 개선하려는 노력에 속도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독일 보험사들이 가입자들에게 고정 보험금을 지급하는 비율이 많다고 언급하면서 초저금리가 장기화한다면 이들의 지급 능력도 약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독일당국에 "보험업계를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부실한 보험사들에는 자구 계획을 요구하면서 안전망 확충도 검토하라"고 권고했다.

FT는 독일의 저축률이 높은 데다 지역사회를 상대로 영업하는 대부조합의 비중이 큰 점을 감안할 때 독일 금융부문은 상당히 금리에 의존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독일 금융감독청(BaFin)과 독일 중앙은행은 1천500개에 이르는 중소 은행들의 순이자수입이 초저금리로 무너지면서 이들의 수익이 2019년까지 모두 25%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두 기관의 연구에 따르면 앞으로 금리가 지금보다 100bp(1bp=0.01%) 더 떨어질 경우 이들의 수익성은 2019년까지 60% 감소할 수 있다.

독일 은행들은 무료로 제공하던 서비스에 슬며시 수수료를 매기는가 하면 개인 고객들의 예금에는 손대지 않은 채 기관과 법인 고객들에게 마이너스 금리의 부담을 전가하는 방식으로 초저금리의 압박에 대처하고 있다.

하지만 다수의 은행은 이보다 더 과감한 대응이 필요하며 초저금리가 장기간 지속된다면 업계에서 대규모 통폐합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FT는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js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