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즉 '브렉시트'에 대해 "모든 측면에서 엄청나게 나쁜 결과"라고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주장했다.

[브렉시트 후폭풍] 그린스펀 "모든 측면에서 엄청나게 나쁜 결과"
1987년부터 2006년까지 미국 중앙은행을 이끌었던 그린스펀 전 의장은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브렉시트가 "있어서는 안될 일"이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EU가 "기본적으로 자유무역지대 구조였기 때문에 근본적으로는 매우 좋은 개념"이었다며 "영국이 EU에 속해 있으면서 유로존(유로화 사용국가)에는 포함되지 않으려 했던 결정은 (영국 입장에서) 가장 사려깊은 결정이었을 것"이라고 전제했다.

그는 따라서 이번 브렉시트 결정이 영국에 있어서도 불안을 야기할 가능성이 큰 것은 물론이고, 스코틀랜드의 독립 시도가 성공해 현재 영국의 국가 구조를 뒤흔들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스코틀랜드에서는 2014년에 독립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가 진행됐지만 반대 여론이 55%로 나타나면서 무산됐다.

외환시장에서 앞으로 나타날 가장 큰 위험요인에 대한 질문에 그린스펀 전 의장은 "외환시장에 대해서는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며 "지금 필요한 일은 (투자자들이 다시 파운드화를 사들이기 시작할 정도로) 파운드화 가치가 충분히 하락하는 일"이라고 답했다.

반면, 그린스펀 전 의장은 유로존에 대해 중앙은행을 뒷받침할 재무부가 있는 일반적인 국가의 중앙은행과 달리 유럽중앙은행(ECB)는 뒷받침을 할 기관이 없다는 취약점이 이번에 다시 부각됐다며, 유로존의 구조가 "진정으로 취약해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영국이 없어진 EU에서 그리스로 대표되는 부실 국가에 대한 지원 문제가 다시 쟁점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내다보며, 그리스가 "매우 중요한 경제협력체의 한가운데에 자리잡은 부실채권"이기 때문에 EU로부터 "내보내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b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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