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항공사(LCC)들이 ‘출혈 경쟁’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항공권 판매를 통한 수익만으로는 경영이 어려워지자 기내면세점, 서비스 유료화 등 다양한 수익 활로를 찾고 있다.
LCC, 적자 노선 속출…이젠 '수익성 확보' 경쟁
2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LCC 간 항공권 저가 경쟁으로 김포~제주, 김포~부산 등 국내선 항공권(편도)은 대부분 1만~2만원대, 후쿠오카와 오사카 등 일본 노선은 5만~7만원대, 베트남 등 동남아노선도 10만원대에 가격이 형성돼 있다.

과도한 가격 경쟁이 벌어지다 보니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5월부터 시작된 가격 경쟁으로 적자 노선이 생겨나면서 실적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A항공사 사장은 “올해 LCC 보유 비행기가 18대 늘었다”며 “공급 측면에서 LCC가 한 개 추가로 생긴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B항공사 사장은 “동남아시아 노선은 운항할수록 손해가 난다”며 “항공사가 적정 수익이 나야 정비 등 안전에 투자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LCC들은 각종 서비스를 유료화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넓은 좌석이나 옆좌석 공석을 원하는 승객을 위해 일부 좌석 유료 판매에 들어갔고 수하물 대기 시간을 줄이는 ‘우선수하물 처리 서비스’도 유료로 내놨다.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등은 기내식을 유료화했다.

기내면세점 역시 LCC들에 높은 수익성을 안겨주는 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오는 8월부터 대한항공에 위탁해온 기내면세점을 자체 운영하기로 했다. LCC가 기내면세점을 자체 운영하는 것은 에어부산에 이어 두 번째다. 제주항공은 국제선 승객이 기내에서 면세품을 사는 데 도움을 주는 ‘퍼스널 쇼퍼(쇼핑 도우미)’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스타항공은 GS리테일(GS25)과 제휴해 연말 기내 편의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진에어는 LCC 간 경쟁이 없는 장거리 노선으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진에어는 12월부터 호주 케언스에 취항할 예정이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승객 1인당 항공권 가격 대비 부가 매출 비중이 유럽 최대 LCC인 라이언에어는 30%가 넘지만 국내 최대 LCC인 제주항공은 7% 수준”이라며 “한국 LCC도 수익 다변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