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 "신생기업 성장 못 하면 경기회복 늦어져"

우리나라 기업들의 활력이 약화돼 경기회복이 늦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LG경제연구원의 이한득 연구위원과 이지홍 책임연구원은 22일 '한국기업의 활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 연구위원은 2012년 이후 국내 주식시장이 정체된 것은 기업 활동의 부진을 반영한다고 진단했다.

2000년대 초반 5년 동안 연평균 28.4%를 기록한 시가총액 증가율은 2006∼2010년 13.6%로 낮아졌고 2011∼2015년에는 3.2%에 머물렀다.

전 세계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에서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3년 말 1.06%에서 2012년 말 2.21%로 상승했지만 2014년 말 1.82%, 올해 5월 말 1.91%로 2%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2012년 말부터 올해 5월 말까지 국내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은 3.7%(1조1천596억 달러→1조2천27억 달러)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전 세계의 시가총액은 20.3%(52조5천억 달러→63조1천억 달러) 늘었다.

특히 이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에서 시가총액 규모가 상위 25%에 해당하는 비금융 기업을 '대표기업'으로 규정하고 이들 기업의 경영활동 부진이 심각하다고 분석했다.

우리나라 대표기업들의 지난해 시가총액은 2011년과 비교해 5.6% 증가하는 데 그쳐 같은 기간 미국(11.4%)과 일본(21.4%)의 증가율보다 훨씬 낮았다.

이는 우리나라 상장 기업들의 성장성과 수익성은 하락하는 추세와 맞물려 있다.

상장 기업들의 매출증가율(비금융기관 중앙값 기준)은 1990년대에는 연평균 10%를 넘었지만 2011∼2015년에는 5.1%로 떨어졌다.

영업이이익률은 1991∼1995년 연평균 6.6%를 나타냈고 2011∼2015년에는 3.9%로 낮아졌다.

또 우리나라 대표기업 중 설립 5년 차 이하인 젊은 기업의 비중이 매우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기준으로 미국 대표기업 가운데 젊은 기업은 11.5%나 됐지만, 이 비율은 한국에서 3.3%, 일본에서 1.8%를 각각 기록했다.

미국은 서비스 산업 확대 등의 영향으로 2012년부터 젊은 기업의 비중이 확대됐고 전통적으로 장수기업이 많은 일본에서도 젊은 기업의 비중이 2008년부터 증가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2013년부터 젊은 기업의 비중이 감소세로 전환됐다.

이 연구위원은 "성장성과 수익성이 낮은 기업이 퇴출당하지 않고 신생기업이 성장하지 못할 경우 경제 전체의 자원배분 효율성이 낮아져 경기회복이 더욱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한국 기업들의 가치 저하는 투자를 위축시키고 경제의 활력 부진을 더욱 심화시키는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며 기업의 활력을 높이기 위한 다각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noj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