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 선발된 코딩 전문가들이 안승권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왼쪽 여덟 번째)와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선발된 코딩 전문가들이 안승권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왼쪽 여덟 번째)와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LG그룹의 인재 양성과 관련해 가장 눈에 띄는 프로그램은 LG전자의 ‘LG코드챌린저’다.

LG코드챌린저는 소프트웨어(SW) 프로그래밍 경연대회다. 여기에서 입상한 인재는 서류전형 없이 바로 인·적성검사와 면접에 응시할 수 있다. 개인의 실력이 출신 학교와 전공, 학점, 어학연수 등 서류를 대신한다는 점에서 SW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뽑기 위한 일종의 ‘특기자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 LG전자는 2014년 이 채용전형을 도입했다. ‘소프트웨어 분야 인재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육성하는 게 중요하다’는 취지였다.

LG코드챌린저는 3학년 2학기 이상 대학생, 또는 대학원생이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 올해는 9월2일부터 사흘간 1차 온라인 경연이 이뤄진다.

1차를 통과하면 2차 오프라인 경연(9월27일)에 나갈 수 있다. LG전자 코딩 전문가들이 심사한다. 우수 프로그래머로 선발되면 10월 중순에 인·적성검사와 면접전형을 통해 LG전자 입사 혹은 산학장학생 선발이 결정된다.

LG전자에 입사한 뒤에도 우수한 실력을 나타내는 SW개발자는 코딩 전문가로 선발된다. 코딩 전문가는 개발 프로젝트 지원과 사내 연구원 대상 강의 및 세미나 등을 하며 소프트웨어 ‘멘토’로 활동한다.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는 물론 해외 콘퍼런스 참여, 세미나 활동비 등을 제공받는다. 성과가 탁월하면 연구위원으로 선정돼 지속적인 성장 기회를 보장받는다.

이 밖에 LG전자는 우수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 독일, 영국 등 해외 대학에서 정기적으로 채용설명회를 열고, 계열사와 함께하는 ‘테크노 콘퍼런스’에 수백명의 인재를 초청해 기술세미나 및 기술면접을 하고 있다.

장학금과 졸업 후 입사 기회를 주는 ‘산학 장학생 선발 프로그램’과 연구개발 분야 전문가가 능력을 검증해 우수 인력을 조기 발굴, 확보하는 ‘드림 멘토링’ 등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LG전자는 이처럼 ‘스펙’보다는 직무에 걸맞은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14년 하반기 채용부터 전공학점과 전공평점을 모두 기재할 수 있도록 입사지원서를 바꿨다. 단순히 학점이 높은 게 아니라 업무에 필요한 역량을 갖춘 사람인지를 평가하기 위해서다.

대학에 다니면서 전공지식을 실제로 활용해 본 적이 있는지가 주된 평가 포인트다. 예를 들어 학생 때 프로젝트를 하면서 배운 걸 적용해보고 실험해 본 경험 같은 것을 본다.

LG전자 관계자는 “취업준비생들이 이야기하는 스펙과 실제 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역량은 차이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LG전자가 취업 목표라고 하더라도 해외영업과 연구개발직은 필요로 하는 업무가 크게 차이 나는 만큼 자신이 원하는 직무에 맞춰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