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초단타매매를 원천 차단해주는 증권거래소가 공식 개장한다. 일반 투자자보다 빨리 주식을 매입한 뒤 높은 가격으로 되파는 전문 업체를 막아주는 거래소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업계 내부의 치열한 논란 끝에 IEX그룹이 신청한 증권거래소 설립을 승인했다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13년부터 장외 익명거래소인 다크풀을 운영해온 IEX그룹은 3년 만에 미국에서 13번째로 정식 증권거래소를 갖추게 됐다.

IEX거래소의 특징은 주식매매 속도를 인위적으로 늦추는 ‘과속방지턱’이다. 모든 거래주문은 38마일(61㎞) 길이의 광섬유케이블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350마이크로초(100만분의 350초)만큼 거래가 지연된다. NYT는 “고성능 컴퓨터와 빠른 통신망을 이용해 10억분의 1초 단위로 거래가 이뤄지는 요즘의 주식시장에서 350마이크로초는 엄청나게 긴 시간”이라며 “초단타매매가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IEX그룹이 과속방지턱을 도입한 이유는 초단타매매가 주식시장을 왜곡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미국 증시에서 전체 거래량의 절반 이상이 초단타매매로 이뤄진다. 나스닥 등 다른 거래소는 IEX거래소 설립 승인이 모든 거래 주체가 일제히 같은 시간에 주식거래를 시작할 수 있도록 하는 SEC의 규정에 어긋난다고 주장했지만 SEC는 “다소의 지연이 투자자의 공정하고 효과적인 시장 접근을 방해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