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컨테이너선사 시스팬 게리 왕 회장 "용선료 협상 용납 못 해"

한진해운의 최대 선주로 용선료 협상을 거부해온 캐나다 컨테이너선사 시스팬(Seaspan)이 한진해운의 용선료 협상을 다시 한 번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나섰다.

17일 영국의 해운산업 전문지 로이즈리스트에 따르면 시스팬의 게리 왕 회장이 한진해운의 용선료 인하 협상 요구를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면서 용선료를 인하할 바에는 한진해운에 대여한 컨테이너선을 모두 거둬들일 것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왕 회장은 로이즈리스트와 전화 통화에서 "우리는 그동안 많이 인내해왔고 한진해운을 지원하고 싶지만 만약 한진해운 측이 우리 인내심의 한계를 넘어선다면 선박을 거둬들이는 것 이외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왕 회장은 "한국은 OECD 회원국으로 국내총생산(GDP)의 65%를 수출에 의존하는 만큼 국제 계약을 지키고 국제 규례를 준수해야 한다"며 "용선료 인하가 적법한 것인 양 공공연하게 거론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해 용선료 인하 요구에 응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앞서 왕 회장은 지난 14일 서울 서소문 대한항공 사옥에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만나 용선료 조정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1시간가량 이어진 이날 면담에서 조 회장은 한진해운이 진행 중인 자율협약에 따른 구조조정 현황을 설명하고 시스팬에 협력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조 회장의 설득에도 시스팬의 기존 입장에는 변화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한진해운의 용선료 협상에도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시스팬은 120여척의 컨테이너선을 보유한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사로 한진해운이 자율협약 이행을 위해 용선료를 인하해야 하는 여러 선주사 중 한 곳이다.

한진해운은 1만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7척을 이 회사로부터 빌려 운영 중인데 3개월분인 1천160만달러(약 138억원)어치의 용선료를 연체한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mong071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