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출자회사인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재무분석을 하지 않아 2013~2014년 약 1조5000억원의 분식회계를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수출입은행도 2013년 출자회사인 성동조선해양의 적자 수주를 기준의 두 배(44척)나 허용해 경영정상화를 지연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15일 산업은행이 대우조선의 대규모 부실과 분식회계 의혹을 사실상 방관했다는 내용 등을 담은 ‘금융공공기관 출자회사 관리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은 출자회사 부실관리 책임이 있는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현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부총재)과 김용환 전 수출입은행장(현 농협금융지주 회장)에 대해 “성실경영 의무를 위반해 인사조치가 필요하나, 퇴직했으니 비위 내용을 임종룡 금융위원장과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각각 인사혁신처에 통보할 것”을 요구했다. 대우조선이 지난해 상반기 3조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낸 뒤 산업은행의 관리책임 문제가 불거지자 감사원은 작년 10~12월 감사를 벌였다.

감사원은 산업은행이 출자회사의 분식회계 등을 적발하기 위해 재무이상치 분석시스템을 구축해 놓고도 활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지난해 대우조선의 대규모 부실이 공개된 뒤에도 1200억원의 부당한 격려금 지급을 묵인했다고 지적했다.

대우조선 경영 비리를 수사 중인 대검찰청 부패범죄특별수사단은 이날 대우조선 협력업체 휴맥스해운항공 회장 정모씨에 대해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정씨는 남상태 전 대우조선 사장의 대학 동창으로, 남 전 사장 재직 당시 각종 특혜를 받고 뒷돈을 건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일규/박상익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