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MSCI 선진지수 관찰대상국 편입 여부도 주목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우려에 국내 주식시장이 출렁이는 가운데 증시의 변동성을 확대할 또 다른 이벤트가 다가왔다.

바로 중국 A주의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EM) 편입 이벤트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지수 산출기관인 MSCI는 한국시간으로 15일 오전 6시께 연례 국가 리뷰를 발표한다.

MSCI는 매년 6월 발표하는 연례 국가 리뷰를 통해 국가별 시장분류 심사결과를 내놓다.

올해는 중국 A주의 EM 지수 편입과 한국의 선진국(DM) 지수 관찰대상국 편입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중국 A주는 상하이·선전 증시에 상장된 내국인 거래 전용 주식이다.

외국인은 일정 자격을 갖춘 기관투자자가 살 수 있다.

MSCI는 2013년 6월 중국 A주를 EM 지수 예비 리스트에 넣고 2014년 3월에는 최초 5% 편입 후 단계적으로 비중 확대를 추진한다는 로드맵을 발표했다.

하지만 작년 6월 연례 국가 리뷰에서 투자 한도 배분, 자본이동 제한, 실질 소유주 관련 문제 등 시장 접근성에 제약이 있다는 이유로 EM 편입을 보류했다.

시장에서는 최근 중국 정부의 제도 개선 노력으로 편입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27일 중국 A주의 편입 가능성을 50%에서 70%로 상향했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7일 미·중 전략경제대화에서 중국이 홍콩에 이어 두 번째로 큰 2천500억 위안의 위안화 적격 외국인투자자(RQFII) 한도를 미국에 부여하기로 합의한 것이 편입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편입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임동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최근에 나온 MSCI 보고서를 보면 반경쟁 조항 등 아직 해결되지 않은 이슈가 산재한다"며 편입 가능성을 50대 50으로 내다봤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MSCI 측에서 기자회견이 아니라 콘퍼런스 콜을 통해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편입 보류 관측이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A주가 이번에 EM 지수에 편입되는 결정이 나오면 애초 로드맵대로 100% 편입이 아닌 부분 편입(5%)이 이뤄질 전망이다.

중국 A주가 5% 부분 편입되면 EM 지수 내에서 중국과 경합 관계인 한국 비중은 15.2%에서 14.9%로 0.3%포인트가량 감소할 전망이다.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이 시나리오에선 한국 증시에서의 외국인 자금 이탈 규모가 8천억∼1조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수 편입이 자산 리밸런싱(재조정)에 실제 적용되는 것은 내년 5월부터다.

한국거래소는 과거 한국과 대만이 MSCI 신흥지수 편입 결정 이후 100% 편입까지 각각 6년과 9년이 걸린 점을 감안해 중국 A주도 100% 편입까지 내년 이후 최소 5년이 소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단 시장에서는 중국 A주가 EM 지수에 편입되더라도 사실상 이미 드러난 악재인 만큼 증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미 분석이 충분히 이뤄진 데다 효과는 상당 기간 이후에나 발현된다는 점에서 이벤트 이상의 충격을 주지는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김정현 연구원은 "액티브 펀드의 선제적인 비중 조절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출 가능성이 있지만 지난달 말 중국 주식예탁증서(ADR)의 50% 편입 때 오히려 지수가 상승한 학습효과를 감안하면 수급상 악재로서의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14~15일(현지시간) 미국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와 23일(현지시간)의 브렉시트 국민투표 등 글로벌 이벤트를 앞둔 경계감과 맞물려 시장 변동성은 당분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MSCI 이벤트로 외국인 자금 이탈이 나타날 경우 중소형주보다는 대형주의 타격이 더 클 전망이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MSCI EM 지수 내 보유 비중이 높은 IT(5.7%), 경기소비재(2.2%), 금융(1.97%) 업종 순으로 자금이탈이 나타날 것"이라며 "종목별로는 삼성전자(3.5%), 현대차(0.5%), 네이버(0.48%) 순으로 각각 6천27억원, 885억원, 836억원의 자금이탈이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MSCI는 한국 증시의 선진지수 편입을 위한 관찰대상국 선정 여부도 함께 발표할 예정이다.

한국은 2008∼2014년 MSCI 선진지수 편입을 위한 후보(관찰대상국)에 올랐으나 요구 조건을 이행하지 못해 선진지수에 들지 못했고 작년에는 관찰대상국에서도 제외됐다.

정부는 MSCI 선진지수 편입의 주요 걸림돌로 지적된 외국인 투자등록 제도를 24년 만에 전면 개편하고 주식·외환시장의 거래시간을 30분 연장하기로 하는 등 선진지수 편입 환경을 조성하는 조치를 잇달아 내놓으며 공을 들이고 있다.

김태현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을 단장으로 한 관계기관 대표단은 최근 홍콩 MSCI 사무소를 방문해 이 같은 노력을 설명하고 한국을 관찰 대상에 올려달라고 거듭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MSCI는 우리 정부가 난색을 보이는 '24시간 환전 가능 역외 원화시장' 개설을 요구하고 있어 실제로 관찰대상국에 포함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올해 관찰대상국 리스트에 올라간다고 해도 내년 6월에 다시 선진지수 편입 여부를 심사받아야 한다.

내년 심사에서 편입 결정이 나도 실질적인 편입은 2018년 이후에 이뤄져 당장 시장이 받을 영향은 제한적이다.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hanajj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