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美 금리인상 지연 땐 유로존 마이너스금리 추가인하 가능성"

오는 15일까지 진행되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금융시장에서는 다음 금리 인상 시기가 9월 또는 12월로 미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해졌다.

이번 달에는 고용지표가 둔화한 데다 23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여부를 결정하는 국민투표를 앞두고 있어 금리를 올리기 어렵고, 다음 달에도 금리 인상을 단행할 만큼 경제지표가 확실한 회복세를 보일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14일 CME그룹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미국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이 점친 이달 금리 인상 가능성은 1.9%에 불과하다.

금리선물 시장은 연준이 7월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17.9%에 불과한 것으로 내다봤다.

대신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33%, 11월은 36%, 12월은 54%로 각각 반영하고 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경제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연준이 이번 FOMC에서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인 가운데, 금리 인상 시기가 9월이나 12월로 늦춰질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블랙록의 조지프 디 센소 애널리스트는 "연준은 올해 1∼2차례 기준금리 인상 여력이 있다"면서 "미국 경제는 경쟁국들에 비해서는 나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BoA메릴린치의 마이클 핸슨 애널리스트는 "연준이 7월에도 기준금리 인상을 하지 못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면서 "다음 금리 인상 시기는 9월"이라고 내다봤다.

모건스탠리의 엘렌 젠트너 애널리스트는 "연준이 연내 2차례 금리 인상 전망을 유지하더라도 오는 12월 한 차례만 금리 인상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무라의 로버트 수바라맨 애널리스트는 "연준의 금리 인상은 9월로 늦춰질 것"이라며 "소비지출이 지속성이 있는 데다, 노동시장도 견조하기 때문에 금리 인상을 하긴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코티아의 데렉 홀트 애널리스트는 "이번 달 금리 인상 가능성은 없다"면서 "FOMC는 고용지표가 확실하게 개선되지 않는 한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번 FOMC에서 핵심 논제는 다음 금리 인상 시기를 좌우할 노동시장이 될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내다봤다.

이달 초 발표된 미국의 5월 고용지표를 보면 비농업 부문에서 늘어난 취업자는 3만8천 명으로 전달(12만3천 명)에 비해 거의 3분의 1토막이 나면서 5년 8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문제는 이뿐 아니라 연준이 자체 집계하는 노동시장 지표도 2009년 5월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인플레이션 기대 지표마저 하락하고 있다는 점도 연준에 부담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한편,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이날 미국 연준이 올해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경우 유럽중앙은행(ECB)이 물가상승률 목표치 달성을 위해 마이너스 금리를 추가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연준이 6∼7월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약화하면서 유로화 가치가 상승해 물가상승 압박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게 S&P의 지적이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