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주주 동요 없다" vs 신동주 "표심 반영 안되면 법적조치"

롯데그룹 신동주·동빈 형제가 이달 말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경영권을 두고 벌일 표 대결의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경영권 분쟁이 시작된 이후 앞선 두 차례의 주총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승리로 끝났지만, 이번 주총은 신 회장이 이끄는 롯데그룹이 검찰 수사 등 대형 악재를 만난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주총의 캐스팅 보트인 종업원지주회를 설득해 신 회장에 대한 반대 여론을 조성하고 이것이 실제 의결권 행사로 이어지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롯데그룹 일본 롯데홀딩스 경영진과 주주들이 동요하지 않을 것이라며 주총 결과를 낙관하는 분위기다.

13일 양측에 따르면 신동주 전 부회장의 이번 주총 전략은 종업원지주회 내부의 여론 형성이 될 전망이다.

신 전 부회장은 주총 전까지 종업원지주회를 설득해 여기서 모아진 내부 의견을 공론화한 다음 이것이 주총에서 의결권 행사로 제대로 반영되지 않을 경우 법적 조치를 강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주 전 부회장 측 김수창 변호사는 "종업원지주회 설득이 쉬운 것은 아니지만, 상당수 종업원 지주회 회원이 우리 쪽 주장에 동조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종업원 지주회 회원 상당수의 의견이 성명 등을 통해 공식적으로 표출됐는데도 종업원지주회 이사장이 의결권 행사를 이와 다르게 한다면 형사고발이나 민사소송 등 법적 조치의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8일 신격호 총괄회장의 입원에 동행하기 위해 입국했던 신동주 전 부회장은 12일 밤 일본으로 다시 돌아갔다.

신 전 부회장은 일본에서 종업원지주회 구성원들을 만나 설득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신 전 부회장은 이번 주총에서 동생 신동빈 롯데 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사장을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 해임하는 안건 상정을 요청해둔 상태다.

종업원지주회는 롯데홀딩스 지분 27.8%를 가진 2대 주주로서 주총 표 대결에서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한다.

지금까지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종업원지주회 의결권은 종업원지주회 대표(이사장) 1명에게 의결권을 위임하는 방식으로 행사됐다.

종업원지주회 대표는 경영진이 입김이 작용하는 자리어서 종업원지주회 소속 회원 대다수의 의견이 반영된 자유로운 의결권 행사가 어려울 수 있다는 게 신 전 부회장 측 분석이다.

반면 롯데그룹에서는 지금까지 종업원지주회의 판단을 종합해 종업원지주회 이사장이 의결권을 행사해 왔으며 신 전 부회장이 본인 이익에 따라 종업원지주회의 자율성에 대해 해석하는 것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신동빈 회장이 이끄는 롯데그룹은 이번 주총에서도 이변이 있기는 어렵다고 보는 분위기다.

롯데 관계자는 "종업원지주회 등 주주들 표심에는 전혀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현재까지 파악한 바로도 주주들 사이에서 동요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신 전 부회장은 이번 주총에서 패배하더라도 신동빈·쓰쿠다 해임 안건이 통과될 때까지 계속 주총을 소집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당장 열리는 6월 주총보다 검찰 수사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난 후에 열리게 될 이후 주총이 경영권 분쟁의 진정한 분수령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서울연합뉴스) 이유미 기자 gatsb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