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롯데 비자금 수사] 위기의 신동빈
이달말 롯데홀딩스 주총…형 신동주와 표대결 주목
하지만 검찰 수사가 시작되면서 롯데그룹은 미국 화학회사 액시올 인수계획을 철회했다. 호텔롯데 상장도 무기한 연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신 회장이 강조해온 ‘글로벌 경영’과 ‘투명 경영’ 근간이 다 흔들리는 것이다. 신 회장이 벼랑 끝에 몰렸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10일 2조원 이상을 들여 추진하던 액시올 인수를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액시올은 롯데케미칼이 2018년까지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총 2조9000억원을 들여 추진하는 에탄가스 분해공장 건설 프로젝트에 10%를 투자한 파트너다. 신 회장은 14일(현지시간) 루이지애나주에서 열리는 기공식에 참석해 티머시 만 주니어 액시올 최고경영자(CEO) 등을 만날 예정이다. 하지만 검찰 수사로 3조원에 가까운 에탄가스 분해공장 건설도 안갯속에 빠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영권 분쟁의 향방도 예측하기 힘들어졌다. 그동안 한·일 롯데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들의 과반수가 신 회장을 지지해왔지만 이번 검찰 수사가 변수가 될 수 있어서다. 신 전 부회장은 이달 말 일본 도쿄에서 열릴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 회장 등 롯데홀딩스 현 이사진 7명을 해임하는 안건을 상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신 전 부회장은 롯데홀딩스의 2대 주주인 종업원지주회(27.8%, 의결권 기준 31.1%)에 경영정상화를 위한 긴급 협의를 정기주총 전에 열자고 요구했다. 신 전 부회장 측은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종업원지주회가 태도를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에 대응해 신 회장은 14일 루이지애나주 롯데케미칼 에탄가스 분해 공장 기공식 참석 후 귀국하지 않고 일본에서 롯데홀딩스 정기주총을 마친 뒤 한국에 돌아올 예정이다. 검찰 수사 중이지만 경영권 분쟁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하기 위해서라는 게 롯데 측 설명이다.
롯데 관계자는 “검찰 수사 이후에도 종업원지주회를 비롯해 롯데홀딩스 주요 주주가 동요하는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인설/송종현 기자 surisuri@hankyung.com
-
기사 스크랩
-
공유
-
프린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