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로 최대 위기를 맞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해외출장을 마치고 언제 귀국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로서는 신 회장이 이달 말 열릴 예정인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 직후 한국에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12일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은 미국과 일본 일정을 마치고 이르면 이번 주말께 귀국할 예정이었지만 최근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가 변수로 떠올랐다"며 "주총 때까지 일본에서 머물며 주주들을 직접 챙긴 뒤 귀국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 주주총회는 도쿄 본사에서 이달 말 열린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사장을 이사직에서 해임하는 안건을 상정해달라고 롯데홀딩스에 공식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앞서 두 차례 주총 표 대결에서 압승했지만, 신동주 전 부회장이 검찰 수사를 계기로 다시 신동빈 체제 흔들기에 나선 것이다.

이에 따라 신동빈 회장은 일단 일본에서 경영권을 공고히 하는 데 주력한 다음에 귀국해 국내 상황 수습에 들어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달 말로 예정된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주총회 날짜는 아직 공지되지 않았다.

롯데 관계자는 "신 회장의 스타일 상 중요 현안이 발생하면 직접 수습하고 지휘해왔으나 당장은 일본 주총을 비중 있게 챙겨야 할 상황"이라며 "주총 일정에 따라 귀국일이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경영권 분쟁 등으로 롯데가 사회적 지탄을 받자 지난해 8월 대국민 사과와 함께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발표하는 등 전면에 나서 사태 해결을 주도했다.

신 회장은 지난 7일 출국해 멕시코 칸쿤에서 열리는 국제스키연맹 총회에 대한스키협회장 자격으로 참석했다.

신 회장은 총회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 석유화학 업체 액시올(Axiall)사 인수 건을 챙길 예정이었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지난 7일 액시올 인수의향서를 제출하고 적극적인 인수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11일 검찰이 서울 소공동 롯데그룹 본사내 신 회장 집무실과 평창동 자택, 주요 계열사 등 총 17곳을 압수수색하면서 롯데는 최대 위기를 맞게 됐고, 그 여파로 롯데케미칼은 액시올사 인수를 철회했다.

액시올 인수는 무산됐지만 신 회장은 롯데케미칼과 액시올사가 합작해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건설하는 에탄크래커 공장 기공식에는 참석할 계획이다.

14일(현지시간) 열릴 예정인 기공식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신 회장이 한국 언론과 접촉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번 검찰 수사에 대해 그가 어떤 입장을 밝힐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doub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