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후보에 中부동산기업·국내 사모펀드 등 포함된 듯

삼성이 계열 광고대행사 제일기획 매각을 재추진하기 위해 중국 부동산기업, 국내 대형 사모펀드 등과 협상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삼성과 광고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그동안 제일기획 매각 논의를 해온 프랑스 광고커뮤니케이션 기업 퍼블리시스와의 협상을 최근 중단했으며, 대신 중국 등 다른 해외기업과 국내 재무적 투자자(FI) 등 3~4개 인수 후보자를 상대로 매각 추진 작업을 재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삼성과 제일기획 인수합병(M&A) 논의를 진행하는 업체 중에는 중국의 대형 부동산기업 W사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업은 광고 커뮤니케이션 영역으로 사업을 다변화하고 유통·관광 등 관련 산업과의 시너지를 노리기 위해 제일기획 인수를 타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 관계자는 그러나 "W사와 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광고업계에서는 삼성이 지금까지 퍼블리시스와의 관계에서도 드러났듯이 단일기업하고만 논의할 경우 협상과정에서 불리하게 끌려다닐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 외에 미국·유럽 대기업 또는 광고에이전시와도 협상 여지를 열어놓은 것으로 관측했다.

또 국내 대형 사모펀드 한 곳도 삼성 측과 제일매각 인수 조건을 따져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이와 관련해 오는 15일 공시를 통해 퍼블리시스와의 협상 중단을 공식화하면서 '여러 글로벌 에이전시와 협상을 재추진하고 있다'는 내용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공시 주체는 제일기획이 된다.

한편, 삼성은 그동안 퍼블리시스와의 협상에서 여러 조건을 제시했으나 퍼블리시스 측이 스포츠단과 삼성 계열사 광고물량 문제를 지속해서 제기하면서 결국 협상이 틀어진 것으로 업계에서는 분석했다.

삼성은 이 과정에서 스포츠단의 경우 제일기획에서 분리해 별도 법인을 만들어 운영하는 방안도 한때 제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퍼블리시스 측은 그러나 상당한 기간에 걸쳐 삼성전자 광고물량을 보장할 것을 요구했고 삼성은 난색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과 퍼블리시스의 협상이 중단된 데는 '제일기획에 해가 되는 매각은 하지 않겠다'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의중이 작용한 것으로 업계에서는 관측했다.

삼성은 앞서 한화·롯데와 방산·석유화학부문 1, 2차 빅딜 과정에서도 해당 계열사를 최대한 성장시켜줄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기업과 협상한다는 원칙을 적용해왔다.

(서울연합뉴스) 옥철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