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흑자 전환 자신…저성과자 상시 구조조정으로 인력감축"
"해양플랜트 대폭 축소…특수선 사업 부문 분리, 내년까지 완료 가능"
전임 경영진 분식회계 의혹엔 "한 번은 짚고 넘어가야할 부분"


"더 이상 정부에 추가 지원금을 요청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또, 올해 상반기에는 1분기 적자를 메우고도 흑자로 돌아설 수 있습니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8일 그리스 아테네에서 기자들과 만나 향후 구조조정 방향과 사업 계획 등을 밝혔다.

정 사장은 이날 대우조선해양이 5조3천억원 규모의 자구안을 확정한 것에 대해 "작년에 정부에서 지원을 약속받은 4조2천억원 한도 내에서 회사를 문제없이 운영할 수 있는 체제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회사가 반쪽이 나더라도 정부에 그 이상 추가 지원을 요청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공교롭게 검찰이 이날 전임 경영진 재직 시 발생한 분식회계 혐의 등으로 대우조선해양을 압수수색한 것에 대해서는 "잘 나가던 회사가 갑자기 휘청이게 된 원인이 뭐냐에 대해 국민은 물론 직원들도 상당히 궁금증이 많다"며 "한번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결부된 인력 감축과 관련해서는 "재원 부족으로 다른 빅2 업체처럼 몇 십 개월치 기본급을 지급하는 희망퇴직을 실시할 여력이 없다"며 저성과자를 대상으로 한 상시 구조조정으로 인력을 줄일 것이라는 구상을 내비쳤다.

그는 "유가가 반등하고 있는 현재 분위기가 지속돼 글로벌 메이저 석유 회사들이 안정을 찾으면 금융 안정으로 이어져 하반기에는 수주에 다소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어 "해양플랜트는 그동안 수업료를 많이 냈는데 안하겠다고 하면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이라며 "지금까지 비중 약 55%를 차지하던 해양플랜트 부문을 30% 정도로 대폭 줄이되 손을 떼는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해양플랜트를 줄이는 대신 전체 사업에서 약 35%를 차지하던 상선 부문을 60%로 늘릴 계획이다.

방산 등 특수선은 현행처럼 10% 수준으로 유지한다.

구조조정의 핵심 중 하나로 꼽히는 방산 자회사 분리 방안에 대해서는 "이미 분리 작업에 착수 했고, 공식적으로 주간사 회사를 정해야 한다"며 "상장된 회사에서 물적 분할하는 것이라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지는 않다. 내년 하반기까지는 상장을 포함해 모든 작업이 완료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노르웨이 지사와 두바이 지사를 폐쇄하는 등 해외 지사를 절반 이상 줄이는 한편 루마니아 망갈리아 조선소 매각 작업을 어느 정도 진척하는 등 군살 빼기 작업도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망갈리아 조선소의 경우 딜이 잘 진행되면 3분기쯤 가시적인 성과가 예상된다.

정 회장은 현재 중국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조선산업 구조조정이 광범위하게 진행되는 가운데 더 급격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언젠가는 필요할 수 있겠지만 아직 우리나라가 전 세계 조선시장에서 차지하는 기술력을 볼 때 과격한 구조조정 타이밍은 아직 아닌 것 같다"고 답변했다.

그는 그러나 "조선 산업은 결국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나아가야 하고, 지금과 같은 물량 위주가 아닌 기술 위주의 산업으로 변화해야 하기 때문에 생산 설비를 점차 줄이는 것은 당연한 방향"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조선업에서 막대한 수익을 거두는 시기는 지나갔다"며 "조선업은 노동 집약적이라 고용과 상당한 상관 관계가 있는 만큼 고용을 적당히 유지하면서 적정 수준의 이익을 내면 국가에도 상당히 기여하는 것이다. 이제 그런 수준에서 만족해야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기대를 하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아테네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ykhyun1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