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거침없는 M&A 행보
롯데케미칼이 미국 화학회사 액시올을 약 2조원에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롯데케미칼은 작년 이후 기업 인수합병(M&A)과 생산설비 투자에 약 8조5000억원을 썼거나, 집행하기로 하는 등 왕성한 ‘투자 의욕’을 드러내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미국 액시올 인수를 위한 제안서를 최근 제출했다고 7일 공시했다. 액시올은 롯데케미칼이 총 2조9000억원을 들여 2018년까지 짓는 미국 루이지애나주 에탄분해설비(ECC) 건설에 10%를 투자하기로 한 파트너다. 롯데케미칼이 ECC 건설사업 합작을 계기로 관심을 둬온 곳으로, 최근 이 회사가 다른 미국 화학기업 웨스트레이크의 적대적 M&A ‘타깃’이 되자 인수제안서를 제출했다.

롯데케미칼은 이 회사 이사회에 지분 100%(7059만주)를 인수하겠다는 의향을 전달했다. 인수 희망가격은 밝히지 않았다. 경쟁 관계인 웨스트레이크는 이 회사 주식을 주당 23.35달러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 롯데케미칼이 주당 인수 희망가격으로 24~25달러를 적어냈다면, 총 인수금액은 약 2조원이 된다.

롯데케미칼이 액시올 인수에 성공하면 올레핀, 아로마틱 계열 제품에 쏠린 제품 포트폴리오를 PVC, 염소, 가성소다 등으로 확대할 수 있다. 화학업계는 롯데케미칼이 미국 루이지애나주 ECC에서 2018년 이후 생산할 화학제품도 액시올을 통해 안정적으로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작년에 삼성SDI 케미컬 부문(현 롯데첨단소재), 삼성정밀화학(롯데정밀화학) 등을 인수하는 데 2조7915억원을 썼다. 여기에 미국 루이지애나 ECC 건설, 2017년 상반기로 예정된 말레이시아 롯데케미칼타이탄의 나프타분해설비(NCC) 증설(투자 예정금액 약 3000억원) 등 2018년까지 투자금액을 모두 더하면 약 8조5000억원에 달한다.

투자 규모가 큰 만큼 시장에서는 재무구조에 악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달 롯데케미칼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재무구조 악화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도 롯데케미칼 신용등급에 부정적 전망을 제시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롯데케미칼은 3.52%(9500원) 하락한 26만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약 2조원의 현금성 자산에 다양한 방법으로 조달한 금액을 더하면 큰 부담 없이 액시올을 인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