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크선주와 협상 마무리 조율…인하율 20% 초반대 될 듯

현대상선 구조조정 성공의 키를 쥐고 있는 용선료(배를 빌려 쓴 값) 인하 협상이 마무리 수순에 들어섰다.

용선비 지출의 주를 이루는 컨테이너선의 용선료 인하는 합의에 이르렀고, 벌크선 선주 2곳과의 최종 타결만을 앞둔 상황이다.

현대상선은 이르면 오늘 또는 내일, 늦어도 금주 내에는 해외 선주들과 용선료 재조정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할 전망이다.

7일 채권단과 해운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남은 벌크선 선주 2곳과 용선료 인하의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벌크 선주 한 곳과 적용금리 관련 세부 조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나머지 한 곳은 벌크 선주들이 다 동의한 이후 최종적으로 인하 협약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고 전했다.

벌크선주와의 용선료 협상도 거의 마무리에 이르렀고, 사실상 1곳과의 세부 보상안 협상만 남은 상태라는 설명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진행 중인 협상 결과를 미리 예단할 수는 없지만 마무리 수순에 있고, 이르면 8일께 최종 타결 소식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지난주 용선료 비중이 높은 다나오스(13척), 조디악(6척), 이스턴퍼시픽·나비오스·캐피털십매니지먼트(각 5척) 등 컨테이너 선사들과의 용선료 인하 협상을 사실상 마무리하고, 벌크 선주와의 개별 협상을 이어왔다.

현대상선은 장기용선계약으로 컨테이너선 58척과 벌크선 29척을 빌려 운항하고 있다.

용선료 조정률은 20% 초반대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과 현대상선의 목표치인 30%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지만, 해외 선주들의 입장을 고려하면 상당한 수준의 인하 폭을 끌어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상선은 이번 주 내 용선료 협상을 마무리하고 해운동맹 가입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상선 채권단은 회사와 ▲용선료 인하 ▲사채권자 채무 재조정 ▲해운동맹 가입을 조건으로 하는 자율협약(채권단 공동관리)을 체결했다.

조건이 충족돼 7∼8월께 출자전환을 하면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현대상선 최대 주주(지분율 약 40%)로 올라서게 된다.

사채권자와 해외 선주들도 출자전환 후 각각 20% 안팎의 지분율 보유하게 된다.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이지헌 박초롱 기자 p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