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훈 기자 ] 현대자동차가 친환경차에 대한 세계 각국의 관심이 고조되는 틈을 타고 차세대 수소연료전지전기차(FCEV, 이하 수소전기차) 연구개발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오는 2020년에 수소전기차의 대중화 기점으로 보고 2018년부터 일반인 보급을 목표로 한 수소전기차 출시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프랑스의 산업용 가스회사인 에어리퀴드사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수소전기차 사업 및 수소충전소 분야의 협력을 강화한다고 5일 밝혔다. 수소 생산·수소 플랜트 건설·운영 등의 기술 노하우를 보유한 에어리퀴드와 함께 수소전기차 시장을 선도해 나갈 계획이라는 게 현대차그룹의 설명이다.

에어리퀴드사는 올 초 현대차그룹 환경기술연구소 내 국제공인 충전규격으로 수소충전소를 설치했다. 독일 소재 현대차 유럽법인 본부 내에도 올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수소충전소를 설치 중에 있다.

현대차는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4일(현지시간) 프랑스 방문 중 현지 에어리퀴드 연구소에서 투싼 수소전기차의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직접 시연했다. 이어 파리에서 운행 중인 투싼 수소전기차 택시도 선보였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수소 에너지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에어리퀴드와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 양산화에 성공한 현대차의 기술력이 만나 상당한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대차, 2018년 신형 수소전기차 나온다…세계 친환경차 기술경쟁 수소차로 이동?
우리 정부는 지난 3일 발표한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을 통해 수소전기차 보급 대수를 오는 2020년에 1만대(충전소 100곳)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대중교통수단인 수소버스 등이 포함됐다. 또 정부 보조금 외에 지자체 차원의 구매 보조금을 도입하고 수소전기차 가격 인하도 유도할 방침이다.

미국, 중국, 일본 등 주요 국가들도 정부가 직접 나서 충전 인프라를 늘리고 수송용 수소전기차 보급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디젤 차량 배출가스 조작 사태 이후로 수소전기차 분야의 차량 개발 속도를 더욱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미국 GM(제너럴모터스)은 혼다와 수소전기차 공동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포드자동차는 이미 닛산, 다임러 등과 수소전기차 공동개발 협정을 체결했다. 폭스바겐도 캐나다 수소전기 전문업체 발라드파워와 공동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현대차도 2013년 첫 선을 보인 투싼ix 수소전기차의 업데이트 차량을 준비중이다. 최근 안병기 현대차 연료전지개발실 이사는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 워즈오토와 가진 인터뷰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2018년에 성능과 주행거리를 개선한 2세대 신형 수소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어 2020년까지 수소전기차 차종도 2개로 늘릴 예정이다.

수소전기차 보급에 가장 앞서 있는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2014년 세단형 차량인 '미라이' 출시를 통해 수소연료전지 시장을 실증에서 보급 단계로 전환했다. 나아가 2030년 수소충전소 900기 구축, 수소전기차 80만대 보급을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프로스트 앤 설리반(F&S), IHS오토모티브 등은 2020년 이후 수소전기차 대중화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프로스트 앤 설리반은 오는 2022년 전세게 수소전기차 수요가 1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수소전기차 대중화 시대를 위해선 많은 업체들의 시장 참여가 필요하다"면서 "세계 최초 양산 성공, 10대 엔진 선정 등에서 보여줬던 선도적 입지를 지속적으로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