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지금 대우조선은 여러 사람에게 미움을 받고 있다”며 “(대우조선이 수립한) 자구안이 아무리 가혹하더라도 이를 받아들일 각오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지난 1일 경남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임원회의를 소집해 이같이 당부했다.

그는 “대우조선은 작년에 자구계획을 제출하고 4조2000억원의 지원을 받기로 했는데, 올해 또 자구계획을 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며 “수주절벽이 그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또 “작년에 이어 연속으로 자구계획을 내야 하는 만큼 지난해보다 훨씬 가혹한 수준의 자구안을 제출할 수밖에 없다”며 “채권단의 지원을 받는 과정에서 대우조선을 미워하는 사람이 많이 생긴 만큼 우리가 감당해야 할 몫도 커졌다”고 강조했다.

정 사장은 회의에 참석한 임원들에게 “지금 여러분이 생각하는 수준의 각오로는 부족하다”며 “어떠한 자구안이라도 무조건 받아들이겠다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한 참석자는 “정 사장이 자구계획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제출하기 전 임원들에게 뼈를 깎는 각오로 회사를 살려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회의를 소집했다”며 “회사가 처한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임직원들에게 상기시키는 동시에 자구계획 제출 때문에 내부 분위기가 뒤숭숭해지는 것을 막겠다는 의도도 있다”고 설명했다.

대우조선은 3일 자구계획을 산은에 제출한다. 당초 지난달 말 낼 예정이었지만, 산은이 자구 규모를 확대해달라고 요구하면서 일정이 지연됐다. 산은 고위 관계자는 “대우조선이 4조~5조원 규모의 자구계획을 준비했는데, 이걸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해 5조원 이상으로 확대해달라고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 일각에서는 대우조선 자구계획에 포함될 특수선 사업분야 분리 방안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선 사업분야를 분사해 상장시키는 데는 약 3년이 걸리기 때문에 당장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는 도움이 안 된다는 판단에서다. 특수선 부문을 상선 부문과 분리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