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시 약 3조원 자금 조달 가능…상장 여부 의견 분분

네이버의 자회사 라인이 이르면 7월 일본에서 상장될 전망이란 소식이 나오자 회사 측은 '확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라인이 이르면 다음 달 미국과 일본에서 상장할 것이며 도쿄증권거래소는 이달 중에 상장을 승인하기로 방침을 굳혔다고 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라인이 상장할 경우, 시가총액은 6천억 엔(약 6조4천600억 원)에 달하며 일본에서의 올해 신규 주식공모로는 최대 규모가 될 전망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네이버는 '상장과 관련해 확정된 바 없다'는 공식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앞서 라인의 일본 또는 미국 상장설이 제기될 때와 같은 입장이다.

모바일 메신저 사업 등을 수행하는 라인은 네이버의 성장 엔진으로 꼽힌다.

작년 말 기준 라인 메신저의 글로벌 월간 활동 이용자(MAU)는 2억1천500만 명에 달한다.

지난 4월에 발표한 네이버의 올해 1분기 실적을 봐도 라인의 역할은 막중하다.

라인을 중심으로 한 해외 매출이 네이버 전체 매출(9천373억 원)의 약 36%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만약 라인이 일본에서 상장하게 되면 약 2천억~3천억 엔(약 2조1천533억~3조2천300억 원)의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로써 네이버는 라인 상장으로 막대한 현금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빠르게 변하는 정보기술(IT)에 대응하고 새로운 시장 개척에도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정호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도쿄 증시 상장으로 네이버는 3조 원가량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이 돈을 어디에 쓸지 주목된다"고 설명했다.

라인의 상장 소식은 준비된 수순이란 분석도 나온다.

앞서 지난 2월 네이버는 황인준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라인주식회사 CFO로 임명하는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당시 황 CFO는 네이버와 라인주식회사의 재무 관련 업무를 함께 총괄하다 라인주식회사만 전담하게 되면서 일각에서는 상장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네이버 측이 상장 여부에 대해 명확하게 인정도, 부인도 하지 않아 상장 가능성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이성빈 교보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도 상장 루머만 퍼진 경우가 있었는데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이 있는 듯하다"며 "해프닝으로 끝나지 않을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라인의 이번 상장(설)은 해프닝으로 안 끝나고 성사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네이버가 라인의 일본 증시 상장으로 얻게 될 현금을 어디에 쓸 지도 관심사다.

정호윤 연구원은 "구글은 연간 10조 원, 페이스북은 5조 원 정도 인공지능이나 가상현실 등을 연구·개발하는 데 쓰는데 네이버가 어느 쪽으로 눈 돌리지 관심"이라고 말했다.

이성빈 연구원은 "메신저 사업은 선점 효과가 중요하다"며 "상장이 성사된다면 일본, 인도네시아 등에서 기존 사업을 강화하는 데 쓸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김예나 기자 ye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