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398억달러·전년比 6%↓…연속 감소 기록은 17개월 역대 최장
일평균 수출액 올해 최고치…원화 기준으론 증가세로 전환


1년 반 넘게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우리나라 수출이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수출 감소세는 여전하지만 감소폭이 꽤 줄었고 일평균 수출액 등 세부 지표가 상당히 개선됐다.

다만 세계 경기 둔화세가 이어지고 유가 및 미국 금리 인상 등 불확실한 대외 변수가 남아 있어 이번 상승 기조가 계속 이어질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5월 수출액이 398억 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6.0%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11월 -5.0% 이후 최소 감소율이다.

우리나라 수출은 지난해 12월 이후 지난 3월(-8.2%)만 빼고 매달 두 자릿수 감소 폭을 기록했다.

5월 일평균 수출액도 18억5천만 달러로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일평균 수출액은 1월 16억2천만 달러로 최저치를 기록한 뒤 2월 18억 달러, 3월 17억9천만 달러, 4월 18억2천만 달러로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우리 기업의 수익성과 직결되는 원화 기준 수출도 전년보다 0.9% 늘어나 지난해 9월 이후 8개월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원화 기준 수출 증감률도 지난 1월 전년 대비 -10.7%로 바닥을 찍은 뒤 서서히 회복하고 있다.

산업부는 "세계 경기 부진, 저유가, 단가 하락 등 부정적 여건에도 불구하고 일평균 수출액과 감소율이 좋아졌다"며 "수출 회복을 위한 기반은 유지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월간 기준 최장기간 수출 감소 기록은 17개월로 늘어났다.

이전 최장 기록은 2001년 3월부터 2002년 3월까지 13개월이었다.

수입액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3% 줄어든 327억 달러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수출·수입액은 작년 1월부터 17개월 연속 동반 감소했다.

무역수지 흑자는 71억 달러로 2012년 2월 이후 52개월째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5월 수출 물량 증가율은 2.7% 늘어 4월 5.3%에 이어 두 달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석유화학, 석유제품, 반도체 등의 수출 물량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품목별 수출액 동향을 살펴보면 컴퓨터(3.6%), 가전(1.9%), 섬유(1.1%), 석유화학(0.2%)이 증가세로 전환됐다.

가전은 프리미엄 제품이 호조를 보이면서 2014년 7월 이후 22개월만에 증가로 돌아섰고 컴퓨터는 해외 생산기지로 나가는 컴퓨터 부품 수출이 증가했다.

반도체(-4.1%), 일반기계(-0.5%), 철강(-4.0%), 차부품(-2.7%), 자동차(-7.1%) 등은 전월 대비 감소율이 줄었다.

산업부는 "반도체는 D램 가격이 하락했지만 낸드 가격이 안정세로 진입했다"며 "스마트폰 신제품의 해외 생산이 늘어나면서 이미지센서 등 시스템반도체의 수출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철강은 중국 업계의 감산에 따른 단가 회복세의 덕을 봤고 차부품은 멕시코 기아차공장이 완성차 생산을 시작한 등의 이유로 수출이 늘었다.

하지만 무선통신기기(-11.8%)는 기저효과로 인해 감소세로 돌아섰고 지난달 24.1%의 증가세를 보였던 선박도 선주 측의 인도지연 요청과 공정 지연 등이 맞물리면서 -16.6%를 기록했다.

신규 유망 품목에서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화장품이 각각 30.3%와 60.7%씩 증가했다.

의약품(25.2%), 농수산식품(13.8%), 생활유아용품(11.3%) 등의 실적도 좋았다.

지역별로는 베트남으로의 수출이 17.7% 늘어 4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반도체, 일반기계, 섬유류 등이 베트남 수출을 이끌었다.

미국으로의 수출도 현지 소비심리 개선 등의 영향으로 0.7% 늘었다.

하지만 우리나라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9.1%)을 비롯해 일본(-12.4%), EU(-13.1%) 등의 부진은 계속됐다.

다만 중국 수출은 석유화학, 기계 등이 선전하면서 6개월 만에 한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했다.

원자재와 자본재 수입은 각각 -12.4%와 -6.6%를 기록했고 소비재 수입은 5.8% 늘었다.

정승일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글로벌 경기 부진, 미국 금리 인상,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 개최 등 불확실한 대외 변수가 많아 6월 수출 여건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며 "하지만 수출 물량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주력 제품의 단가가 회복된다면 하반기부터는 수출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세종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co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