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외감기업 영업이익률은 5.2%로 수익성 개선
외감기업 28%는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갚아

지난해 국내 기업들의 매출액이 제조업을 중심으로 2년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장성을 나타내는 매출액이 전 산업에서 평균 2.4% 감소했고 제조업은 4.2%나 줄었다.

반면 수익성을 나타내는 매출액영업이익률은 2014년 4.3%에서 지난해 5.2%로 상승했다.

또 기업의 부채 비율과 차입금 의존도는 하락해 안정성은 개선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이 27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15년 기업경영분석(속보)' 자료를 발표했다.

조사대상은 자산 120억원 이상 등의 기준으로 지정된 외부감사대상 기업(외감기업) 1만9천367개다.

제조업 9천506개, 비제조업 9천861개이고 중소기업이 1만6천44개로 82.8%를 차지했다.

한은은 지난해까지 상장기업 1천500여개를 중심으로 기업경영분석 속보를 집계했다가 올해 조사대상을 외감기업으로 확대했다.

◇ 성장엔진 제조업 매출 4.2% ↓…대기업 감소 두드러져

지난해 전체 외감기업의 매출액은 2.4% 줄면서 감소 폭이 2014년(-0.3%)보다 확대됐다.

매출액증가율은 2013년 1.9%에서 2014년 마이너스로 전환되고 나서 2년째 악화했다.

조사대상 범위가 다르지만 한은이 영리법인 전체를 대상으로 2002년부터 편제한 매출액증가율 통계를 보면 2013년까지 계속 플러스를 유지했다.

국내 기업들의 매출액이 2년 연속 감소하면서 큰 위기에 직면한 것으로 해석된다.

무엇보다 한국 경제를 이끌어온 제조업이 흔들리는 점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제조업 매출액은 2013년에 1.2% 증가했지만 2014년에는 1.9% 줄면서 감소세로 전환했고 작년에는 4.2%나 대폭 줄었다.

중국의 성장세 둔화 등 세계 경제 부진과 유가 하락 등으로 수출액이 감소한 데다 내수도 신통치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제조업 이외의 산업은 매출액 증가세가 둔화했지만 그나마 플러스를 유지했다.

어업·광업, 전기가스업, 건설업, 서비스업 등 비제조업의 매출액은 2013년에 3.1% 늘었고 증가율은 2014년 2.2%, 지난해 0.1%로 계속 떨어졌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이 2013년 1.3%에서 2014년 -0.7%, 지난해 -3.8%로 갈수록 하락했다.

반면 중소기업은 2013년 5.1%에서 2014년 2.2%로 낮아졌다가 지난해 4.2%로 반등했다.

지난해 외감기업의 총자산은 3.3% 늘었다.

비제조업의 총자산증가율이 3.8%로 제조업(2.8%)보다 높았고 중소기업이 5.6% 늘어 대기업(2.7%)보다 증가 폭이 컸다.

◇ 1천원 어치 팔아 52원 벌었다…석유화학 수익성 대폭 개선

지난해 외감기업들의 수익성은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영업이익률이 2014년 4.3%에서 5.2%로 0.9% 포인트 상승했다.

물건을 1천원 어치 팔았을 때 세금을 비용을 빼고 손에 쥔 영업이익이 52원이라는 의미다.

제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이 4.4%에서 5.4%로 1.0% 포인트 올랐고 비제조업은 4.2%에서 4.9%로 0.7% 포인트 상승했다.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이 5.2%, 중소기업이 5.1%로 비슷했다.

박성빈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원/달러 환율 상승하고 유가 등 원자재 가격 하락 등으로 기업들의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작년 원/달러 환율의 평균은 달러당 1,131.5원으로 2014년(1,053.3원)보다 7.4% 올랐다.

기업들이 수출로 벌어들인 달러화 가치의 상승이 수익성 향상으로 이어진 것이다.

업종별로 보면 석유·화학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이 2014년 2.7%에서 지난해 6.8%로 크게 뛰었다.

유가 하락으로 수요가 늘고 정유업체들의 정제 마진(원유와 석유제품 가격 차이)이 커졌다고 박 팀장은 설명했다.

반면 현재 구조조정의 핵심인 조선업과 직결된 운송장비 업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7%로 2014년(2.1%)보다 0.4% 포인트 낮아졌다.

조선업에서는 적자 규모가 커졌지만 자동차 분야에서 내수 개선 등으로 수익이 개선되면서 이익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지지는 않았다.

◇ 외감기업 28%는 수익으로 이자 못 갚아…19%는 적자기업

지난해 조사대상 기업들의 이자보상비율은 413.8%로 2014년(329.1%)에서 84.7%포인트 개선됐다.

이자보상비율은 영업활동에 따른 수익으로 금융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그러나 외감기업 10곳 중 3곳은 여전히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갚지 못할 정도로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기업의 비중은 28.1%로 2014년보다 0.7% 포인트 낮아지는 데 그쳤다.

특히 이자보상비율이 0%를 밑도는 영업적자 기업은 19.2%로 1년 사이 0.7% 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이자보상비율이 500%를 넘는 기업은 2014년 38.3%에서 지난해 39.5%로 상승했다.

기업 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체적인 기업의 안정성은 나아진 것으로 평가된다.

외감기업들의 자기자본 대비 부채 비율은 2014년 106.5%에서 지난해 100.9%로 떨어졌다.

기업이 총자산에서 차입금과 회사채 비중을 가리키는 차입금의존도는 같은 기간 26.5%에서 26.0%로 하락했다.

외감기업들의 현금 흐름도 개선됐다.

지난해 업체당 현금의 순유입 규모는 평균 13억원으로 전년 1억원보다 크게 증가했다.

박성빈 팀장은 "기업들이 수익으로 들어온 현금으로 부채를 갚고 일부 현금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감기업의 사내유보율은 94.22%로 2014년(94.67%)보다 소폭 하락했다.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noj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