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국내 은행들의 적극적 해외 진출을 당부하면서 현지은행 인수, 핀테크업체 제휴로 진출 전략을 다각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 원장은 27일 금감원 본원에서 열린 '은행의 글로벌 역량 제고를 위한 간담회'에서 "국내 은행이 해외 진출을 추진하고 있으나, 세계 주요은행은 국제화 정도를 나타내는 '초국적화지수'가 30%대인데 비해 우리는 6.9%(작년 기준)로 낮은 수준"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저성장·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데다 국내시장에서의 제로섬 경쟁 탓에 수익 창출이 어려워졌기 때문에 은행들이 해외에서 미래 먹을거리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진 원장은 "해외 진출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현지 고객, 현지 감독 당국과의 신뢰 관계를 구축하는 등 현지화 전략이 중요하다"며 일본의 예를 들었다.

일본 은행들은 현지은행 지분을 인수하고, 거점은행을 허브로 만든 뒤 인접 국가로 진출하는 '허브 앤 스포크' 전략으로 해외 진출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해외 진출 전략을 과거 지점 위주에서 현지 은행인수, 현지법인 설립, 핀테크 업체와의 제휴 등을 통한 진출전략으로 다양화해야 한다"며 "국내 은행의 장점인 모바일뱅킹을 적극 활용해 고객기반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해외 진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 관리도 강조했다.

진 원장은 "은행은 해외 진출 시 기본적으로 환리스크에 노출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해외자산·부채 증가에 따라 확대되는 환리스크 관리에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신흥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이어져 해외점포의 자산 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해외점포에 대한 본점의 여신 감리 기능을 강화해 달라고 당부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cho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