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조선해양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 중인 STX조선을 이달 말까지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로 전환하기로 했다. STX조선이 이달 말 돌아오는 결제자금을 갚을 능력이 없어 부도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채권단은 지난해 12월까지만 해도 손실 최소화를 위해 올 하반기까지 지켜볼 계획이었으나 ‘수주절벽’ 등으로 자금이 고갈되자 계획을 바꿨다. 아울러 자율협약 중인 STX중공업과 (주)STX도 함께 법정관리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산업은행은 25일 채권단 회의를 열어 이달 말까지 논의를 거쳐 STX조선에 대한 법정관리 전환 방안을 확정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2013년 4월 자율협약을 시작한 후 4조5000억원의 자금을 쏟아부은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은 대규모 손실을 볼 수밖에 없게 됐다.

채권단 예상과 달리 선박 수주 환경이 급격히 악화한 것이 법정관리를 앞당긴 요인이다. 지난해 12월 4530억원을 추가 지원하기로 결정했을 때는 수주 흐름이 개선될 것으로 봤으나 STX조선은 그 후 한 척도 수주하지 못했다.

STX조선이 앞서 수주한 선박을 건조하는 데 2017년까지 최소 7000억원에서 최대 1조2000억원이 추가로 들어가야 하는 것도 채권단에는 부담으로 작용했다. 산업은행은 “추가 자금을 지원하면서 자율협약을 지속할 경제적 명분과 실익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김일규/이현일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