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슬사 사장 "27척 신조선 발주 예정"

국제사회의 경제제재로 막혔던 부산항과 이란 간 바닷길이 4년여 만에 완전히 복원됐다.

이란 국영 선사인 이리슬(IRISL)의 컨테이너선 사브디스호가 23일 부산북항 감만부두에 도착해 컨테이너 700여개를 싣고 떠났다.

이리슬은 이 배를 시작으로 앞으로 컨테이너 5천100~6천500개를 싣는 선박 7척을 번갈아 투입, 매주 1회 부산항에 기항할 계획이다.

이달 말에 부산에 도착하는 자르디스호는 컨테이너 1천200개를 싣고 갈 예정이다.

이리슬은 정기운항에 대비해 지난 2월에 부산에 빈 컨테이너 4천550개를 미리 실어다 놓았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등 우리 국적 선사는 지난해 6월부터 정기 운항을 재개한 상태여서 이날 이리슬이 부산항 정기기항을 다시 시작함에 따라 양국 사이의 바닷길이 복원됐다.

국제사회의 대이란 경제제재가 시작되기 전인 2011년 부산항을 통한 대이란 물동량은 20피트 컨테이너 18만개였으나 지난해에는 4만3천개로 줄었다.

부산항만공사는 "이리슬은 한국-이란 물동량의 80%를 수송해왔다"며 "정기기항을 재개함에 따라 연간 10만개 이상의 컨테이너를 수송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날 자사 선박의 정기기항 재개를 기념해 부산항을 찾은 이리슬사의 마흐메트 케쉬 사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2~3년 내에 예전 수준의 물동량을 회복하고, 그 이상도 수송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기기항 재개 후에 주로 수송하는 물품으로는 삼성과 LG의 전자제품, 철판, 기아자동차의 부품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또 이리슬은 총 160척의 각종 선박을 보유하고 있는데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유조선을 합쳐 모두 27척의 배를 새로 건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20피트짜리 1만4천500개를 싣는 컨테이너선 3척은 한국의 현대중공업과 협의 중이고 나머지 24척은 한국이나 중국에서 건조할 계획인데 한국 금융기관과 조선소가 최대한 많은 선박금융을 지원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lyh9502@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