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유통기업 중 한 곳인 신세계의 명동 면세점이 개장하면서 롯데·신라면세점의 양강 구도가 깨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유경 신세계 총괄 사장이 이끄는 신세계면세점이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신라면세점에 도전하는 형국이어서 '범(凡) 삼성가' 여성 경영인들의 맞대결 귀추도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면세점 시장, 롯데·신라·신세계 '빅 3'로 재편

신세계면세점은 지난해 '면세점 대전'에서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권을 따낸 후발주자다. 드러나 다른 신규 업체와는 무게감이 다르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부산과 인천공항에서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등을 거느린 '유통 공룡'으로 불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면세점 시장이 롯데, 신라, 신세계의 '빅3'로 재편됐다고 해석하고 있다.

또 신세계(명동점)의 경쟁 상대는 롯데면세점 소공점이 아닌 신라면세점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신세계의 유통사업 역량과 롯데 소공점과의 시너지 효과로 쇼핑 1번지 명동이 더 부각된다면 신라면세점을 위협할 만하다는 것이다.

신라면세점의 실적은 최근 부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2조5888억원으로 2.0%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점유율은 30.5%에서 28.1%로 2011년 이후 4년 만에 30%를 밑돌았다.

◆정유경, 면세점으로 경영능력 입증?…이부진도 '시험대'

신세계면세점은 정유경 사장의 경영 능력을 입증할 무대로도 주목받고 있다. 정 사장은 전면에 나서지는 않지만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의 큰 틀을 잡으며 개장 준비를 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면세점은 신규 면세점 가운데 가장 화려한 브랜드를 자랑한다. 내년까지는 루이뷔통 등 3대 최고급 브랜드가 입점할 예정이다.

한편 정 사장과 사촌지간인 이부진 사장은 현대산업개발과 합작해 용산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을 열고 명품 유치에서도 성과를 내는 등 활발히 활동해오고 있다.

면세점 경쟁이 확대되면서 이부진 사장도 진정한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사장은 5번 도전 끝에 장충동 한옥호텔사업 건축허가를 받아냈다.

한옥호텔이 생기면서 신라면세점은 자리를 옮겨 기존 매장 면적보다 약 40% 확장될 예정이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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